사건 윤곽 드러나지만… 범행동기는 '오리무중'
사건 윤곽 드러나지만… 범행동기는 '오리무중'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03.2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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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기 시작한 '이희진 부모 피살 사건'
경찰 "2000만원 때문에 청부살인 석연치 않아"

5억원 중 1800만원 빼고는 아직 행방 몰라



경기 안양에서 발생한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씨 부모 피살 사건의 실체가 경찰 수사결과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20일 안양동안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의 피의자인 김모(34)씨는 전날 경찰조사에서 "내가 죽이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이날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안양동안경찰서를 나서면서도 "내가 안 죽였다. 억울하다"고 했다.



자신이 고용한 중국 동포 공범 3명이 범행을 주도했다는 주장인 셈이다. 이전까지 경찰 수사에서는 김 씨가 이 사건의 주범격 피의자였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서 구체적인 진술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면서도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한 것은 맞다"고 했다.



경찰은 김 씨가 자신의 죄를 중국으로 달아난 공범들에게 뒤집어 씌우려고 이 같은 진술을 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또 김 씨의 진술과 별개로 강도살인 혐의를 그대로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조사에서는 사라진 5억원의 행방도 어느 정도 밝혀졌다.



이 5억원은 이씨가 몰던 고급승용차 '부가티' 매각 대금 일부로 사건 당일 이씨 부모가 손에 쥐고 있던 돈이다.



김 씨는 이전까지 조사에서 "일부는 공범들이 가져갔고, 일부는 자신이 범행과 관련해서 썼다"고 했지만 전날에는 "공범들이 앞다퉈 돈을 멋대로 가져갔다고"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 대부분을 공범들이 강탈해갔다는 취지의 진술이다. 다만 공범들이 얼마를 가져갔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김 씨를 체포할 당시 사라진 5억원 가운데 1800만원을 회수했을 뿐, 나머지 돈의 행방을 쫓고 있었다.



김 씨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5억원 중 대부분이 공범들 손에 있을 가능성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수사의 키 포인트가 될 범행 동기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김 씨는 경찰에서 "이 씨 아버지가 투자를 권유해 손해 본 2000만원을 되돌려 주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2000만원 때문에 계획적으로 중국 동포까지 고용해 부부를 살해한 경위가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다른 배후가 있을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는 상태다.



경찰은 향후 김 씨를 상대로 자세한 범행동기 등을 수사하고 달아난 공범 3명을 검거하기 위해 국제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김 씨는 중국 동포인 공범 3명을 고용해 지난달 25일 오후 안양 소재 이씨 부모의 아파트에서 이씨 아버지(62)와 어머니(58)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당시 5억원이 든 돈 가방을 이 씨 부모로 부터 강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19일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거쳐 구속 여부는 20일 오후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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