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고 타령 - 2
명문고 타령 - 2
  • 임성재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3.14 20:0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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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임성재 칼럼니스트
임성재 칼럼니스트

 

지난 6일, 충북도의회 임시회에서 이시종 지사는 전국모집단위의 자사고가 필요하다는 의지를 다시 밝혔다. 김병우 교육감이 제안한 한국교원대 부설고등학교를 신개념 명문고로 육성하자는 제안을 정중히 거부했다.

이 지사의 주장은 도내 우수인재의 타 지역 유출을 방지하고, 외부 우수인재를 도내로 유입하기 위해서는 자율형 사립고(자사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타 시·도에는 전국단위모집의 명문 자사고가 있는데 충북만 소외되어 있어 지역 간 교육의 불균형,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누누이 얘기하지만 이시종 지사가 언제부터 지역 교육에 관심을 가져왔는지 모르겠으나 타 시도와의 교육 불균형, 불평등을 말하기 전에 전국 광역단체 중 교육지원예산이 최하위권인 충북도의 교육비 지원예산을 최상위권으로 올려놓고 나서 타 시도와의 불평등, 불균형을 말해야 명분이 설 것 같다. 그리고 전국모집단위의 자사고를 유치하면 지역인재가 육성된다는 논리는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납득할 수 없다.

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 전주 상산고가 타 지역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전북교육청이 자사고 재지정 평가점수를 20점 높여 상산고가 자사고로 재지정 받지 못할 우려 때문이다. 또 전국의 10개 교육청도 자사고 재지정 점수를 10점씩 높여 점차 자사고를 폐지해 나가는 수순을 밟고 있는데 유독 이시종 지사만이 자사고 유치를 주장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한 지역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충북도내 시장·군수협의회는 충북형 명문고 설립을 지지한다며 교육감에게 고교무상급식 협상에서 합의한 명문고 육성합의사항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고 한다. 이시종 지사의 자사고 설립을 편들고 나선 것인데, 지자체가 부담하고 있는 교육지원 비용으로 도교육청을 압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기사내용이 언론사의 자가발전인지, 단체장들의 의지인지는 모르겠으나 지자체가 교육지원예산으로 도교육청을 압박한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치졸하다. 시·군에서의 학교의 의미는 남다르다. 작은 동네일수록 더 그렇다. 학교지원예산은 곧 주민지원예산과도 같다. 그런데 자기 시·군에서는 한 명 들어가기도 힘든 자사고 설립을 위해 교육지원예산을 삭감하겠다고?

차라리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같은 당 도지사 눈치를 보랴, 공천 걱정에 소신껏 말도 못하고 끌려다니는 기초단체장들이라면 자사고 설립을 위해 교육지원예산을 삭감하고 다음 선거에서 떨어졌으면 좋겠다. 더불어민주당이 석권한 도내의 정치구도가 개혁의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구태와 보신의 길을 간다면 과감히 그들의 카르텔을 깨뜨리는 것이 맞다.

또 위의 지역 언론은 지역인재가 없어 충북도 부지사를 영입하는데 이시종 지사가 애를 먹고 있다고 썼다. 중앙행정부처에 충북출신의 고위급 공무원, 즉 지역인재가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타 지역 출신의 고위 공직자를 부지사로 임명해왔는데, 보통 2년 정도로 임기를 마치는 그들이 중앙부처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끼쳐 충북발전을 위해 무슨 일을 했는지 알 수 없다. 이시종 지사가 진정으로 지역을 사랑한다면 우선 당장 중앙정부에 구걸하기 위해 중앙부처의 인물을 영입하기보다는 지역인물을 키워야 했다.

지역의 공무원이나 인사 중에서 인물을 키워 부지사로 임명하고, 자신의 후계자로 삼을 수 있는 인재를 양성했어야 했다. 그런데 30년 동안 시장, 국회의원, 도지사를 역임해온 이시종 지사가 부지사로 임명할만한 자신의 후임자도 하나 키워내지 못했으면서 지역인재 육성 운운하는 것은 좀 낯 간지럽다.

교육학자가 아니더라도 지금 우리 교육이 나아갈 길은 빈부차이 없이 교육기회를 평등하게 제공하고 공교육을 바로 세우는 일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더 이상의 소모적인 명문고 논쟁을 끝내고 충북도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기 바란다. 미세먼지 대책 등 도민행복을 위해 할 일이 얼마나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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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통 2019-03-15 22:52:22
말이야? 방귀여?? 튀고싶은가보오??

상산 2019-03-15 20:42:11
뭐래니

교육 2019-03-15 10:45:19
영미 선진국들이 대한민국의 교육자 정치가 보다 못해서 명문사학을 발전 지원하는가? 시대착오적? 교육은 정치가 아님을!!! 인재하나가 국가와 민족을 이끌수있음을 잊지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