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접종? 필요하다!
예방접종? 필요하다!
  • 최수진 청주시 서원보건소 감염병관리팀 주무관
  • 승인 2019.03.1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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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최수진 청주시 서원보건소 감염병관리팀 주무관
최수진 청주시 서원보건소 감염병관리팀 주무관

 

얼마 전부터 백신의 부작용이 아닌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이하 `안아키')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하고 최근에는 홍역 집단 발생 문제까지 생겼다. 이 두 가지 문제는 예방접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안아키'는 아이들에게 약을 먹이거나 백신을 맞히는 대신 민간요법으로 치료하거나 자연치유를 바라는 보호자들이 가입한 인터넷 카페 이름이다. `안아키' 회원들은 병원이 어린이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약물을 사용하고 있어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 것을 과잉 진료한다고 주장한다. 얼핏 들으면 맞는 말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전문의들은 의학지식 없이 민간요법을 찾거나 무분별하게 백신을 거부하는 일은 오히려 아이들의 병을 부추기고 건강을 해친다고 말한다. 전 세계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에게 최소 11가지 필수 예방접종을 반드시 하도록 권고하고 있고, 의료 수준이 미약한 개발도상국가에서는 어린이들에게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고 있다.

백신을 맞아야 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나와 다른 사람을 함께 지키는 것이다. 한 집단에 속한 사람들의 90% 이상이 백신을 맞을 경우 그 안에서 세균이나 병원체가 더 이상 퍼지지 못하는 `집단 면역'이 생긴다. 이를 위해 단체에 속한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아야 집단 전체가 전염병을 피할 수 있다.

과거 감염자가 줄어들었던 홍역이 백신에 대한 불신으로 2000년대 들어 다시 부활했고 환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몇몇 국가는 홍역 위험지역으로 분류돼 여행 시 홍역 백신(MMR) 접종을 권고하기도 한다. 이는 1998년 한 의사의 연구 결과 탓에 보호자들이 홍역 백신에 대한 불신으로 접종을 거부해 접종률이 20%가량 급락했기 때문이다. 13년 후 이 연구는 조작으로 밝혀져 해당 의사는 의사 자격을 박탈당했고 학계에서 퇴출당했다. 최근 국내 홍역 유행 역시 접종하지 않은 사람에게서 대부분 전파됐다. 해외에서 홍역이 유입돼 대구와 경기에서 집단발생으로 이어졌고, 감염자 대부분이 홍역 백신 예방접종력이 없거나 접종력이 완전하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물론 백신 예방접종이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접종 부위 통증, 발적, 부종 등과 같은 경미한 증상에서부터 심한 경우 아나필락시스(쇼크) 반응이 생길 수도 있지만 이는 매우 드문 경우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접종 후 20~30분간 관찰하고 예방접종 전후로 주의사항을 안내한다. 이런 부작용을 생각한다 하더라도 예방접종은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다.

집단이 함께 높은 접종률을 유지해야 집단면역으로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 그래서 보건소는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예방접종력을 확인하는 `초등학교·중학교 입학생 예방접종 확인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금 국가예방접종은 전액 무료다. 12세 이하 어린이에게 필요한 17종 백신의 예방접종과 65세 이상 노인에게 필요한 인플루엔자와 노인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무료로 해주는 국가 예방접종 사업 덕분이다.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 나뿐만이 아닌 서로를 위해서, 나아가 국가의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예방접종은 꼭 필요하다. 태어나자마자 시작하는 예방접종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은 버리고 감염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미리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정해진 일정에 맞춰서 국가가 권장하는 예방접종을 시행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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