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계절과 진정성
선거의 계절과 진정성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9.03.13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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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석재동 부장
석재동 부장

 

2019년은 오랜만에 전국단위 선거가 없는 해이다.

그렇다보니 충북 정치권도 오랜만에 조용하다.

하지만 내년 4·15총선이 일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역 정치권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 다가온 것이다.

먼저 움직임을 보이는 주자는 단연 현역 국회의원이다. 공직선거법상 선거가 없는 해에 관련 조직을 꾸릴 수 없는 정치신인들과 달리 현역 의원의 운신의 폭은 거의 제약이 없다.

이 때문인지 평소 쉽게 볼 수 없었던 국회의원들이 요즘 심심치 않게 지역에 얼굴을 비치고 있다.

쉽게 말해 상대편 선수가 정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홀로 링 위에 올라 몸을 풀고 있는 셈이다. 현역 프리미엄이라할만 하다.

하지만 최근 보여지는 현역 의원들의 활동에서 조급함이 엿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변재일(청주 청원) 의원은 지난 11일과 12일 잇따라 보도자료를 냈다. 국회의원이 수시로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의 의정활동을 홍보하는 것을 대단히 보편적인 행위이지만, 이번엔 조금 달랐다.

11일 보도자료는 자신의 선거구인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창리사거리 굴박스(사각형 터널)와 송대리 굴박스 확장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통상 국회의원들의 보도자료는 선거구내 지역 현안사업 또는 편의시설 설치를 위한 특별교부세를 확보했거나, 자신이 대표발의한 법안을 홍보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결과물을 가지고 홍보하지,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자료는 찾아보기 어렵다.

12일 보도자료는 한 술 더 떴다. 변재일 의원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장을 찾아 대기관리권역에 청주를 포함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이다.

이날 오후 환노위 법안소위는 현재 수도권지역에서만 시행 중인 대기관리권역 지정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해 시행하는 내용의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안'을 의결했다.

앞서 여야 3당 교섭단체는 지난 7일 이 법안을 포함한 미세먼지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왠지 변 의원의 발품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오제세(청주 서원) 국회의원은 10일 입장 자료를 내 “국민의 건강·생명을 위협하는 미세먼지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후기리 소각장 신설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선거구가 아닌 지역의 현안에 목소리를 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청주권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한 활동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 역시 생뚱 맞다는 관전평이 나온다.

공교롭게 오 의원의 지역구에 위치한 한국지역난방공사 청주지사(죽림동)는 공해물질을 다수 배출하는 벙커C유 계통의 연료를 사용해 지역사회에서 비난받고 있다. 전국 20개 지역난방공사 가운데 LNG 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곳은 청주와 대구 뿐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의원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지역정가와 언론계에선 내년 총선을 앞둔 활동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아무리 유권자에게 눈도장을 받고싶더라도 지역사회에서 공감대를 얻지 못하면 공염불이 되거나 괜한 오해만 살 뿐이다. 호감을 사자고 한 행위가 비호감 키우는 역효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얘기다.

두 의원뿐만 아니라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정치인 모두 자신의 욕심보다 진정성을 밑바탕에 둔 행동이 필요하다. 그럴 때만 유권자는 눈도장을 넘어 진짜 도장을 꾹 눌러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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