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우는 민초들
미세먼지에 우는 민초들
  •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 승인 2019.03.0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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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의 목요편지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요즘 민초들의 삶이 몹시 위태하고 고단합니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그들의 생계와 건강을 위협하고 있어서입니다. 미세먼지가 건강에 해롭다는 걸 알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인지라 일터로 나갈 수밖에 없어서입니다.

재산이라곤 희망이라곤 몸뚱이 하나뿐인데 미세먼지를 온종일 뒤집어쓰고 일을 해야 하니 딱하기 그지없습니다. 날씨가 좋아도 살기 힘든 판에 미세먼지까지 극성을 부리니 죽을 맛이지요.

정부와 지자체의 재난관리부서에서 외부활동을 자제하라는 안전 안내 메일과 방송을 하고는 있지만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민초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그래요. 공사판에서 막노동하는 노동자들, 들판에서 농사일하는 농부들, 길거리에서 장사하거나 배달 일을 하는 사람들, 전방에서 보초를 서는 군인들에겐 야속한 안내지요. 변변한 마스크도 없이 일터로 임지로 나가는데 실외활동을 자제하라는 초미세먼지 경보발령이 열흘이 넘게 지속하니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물 좋고 산 좋은 금수강산 대한민국이 미세먼지 공화국이 되었으니 기가 찹니다. 국민이 나들이도 마음 편히 할 수 없게 되었고, 야외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민초들은 미세먼지에 골병이 들고 있으니 말입니다. 청주지역도 예외가 아닙니다. 아니 과히 미세먼지 공화국의 수부라 할 만큼 우심지역이 되었습니다.

예로부터 맑은 고을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청주가 미세먼지가 득실거리는 탁한 도시로 변했으니 여간 큰 변고가 아닙니다. 탁주시라는 비아냥거림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되어 안타깝습니다.

무심천변 길을 걸으며 사색하는 게 낙인데 미세먼지 때문에 포기한 지 오래입니다. 이러다가 심호흡도 마음 놓고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까 심히 우려됩니다. 작금의 미세먼지는 재난이자 재앙입니다. 태풍이나 지진과 같은 천재이며 동시에 인간의 욕망이 저지른 인재입니다.

주지하다시피 미세먼지란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가늘고 작은 지름 10㎛ 이하의 먼지 입자를 말합니다. 중국발 스모그에 석탄이나 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나오는 분진과 공장이나 자동차 등의 배출가스가 더해져 고농도 미세먼지로 기능합니다.

이들 입자가 대기 중에 머물러 있다가 사람들이 숨을 쉴 때 호흡기관을 통해 들어오는데 그 속에는 폐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1급 발암물질과 병을 막아 내는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거나 약하게 만드는 성분이 들어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소리 없이 다가와 죽음으로 몰고 가는 희대의 암살범이니까요. 차단하거나 저감하지 않으면 재앙이 되는 참으로 고약한 놈입니다. 그러므로 피해야합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총력을 기울여 막아야 합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줄 의무가 있으니 당연지사입니다.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민초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대기 질을 정화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미세먼지에 대한 외부 유입요인과 내부 발생요인을 면밀히 분석해 전 방위적으로 대책을 강구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미세먼지 우심기간에 일 나가지 못하는 민초들의 생계대책도 마련해야 합니다. 우선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뛰어난 검증된 마스크를 정부와 지자체가 제작해 민초들에게 나누어 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하늘을 회색으로 그릴 정도로 사태가 엄중하고 급박합니다. 국민도 정부와 지자체의 미세먼지 저감조치에 적극 협조하고 참여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맑고 아름다운 나라, 삼천리금수강산 대한민국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합니다.

춘삼월입니다. 겨울을 이겨낸 뭇 생명처럼 미세먼지도 극복하고 이겨냈으면 합니다. 이 땅의 선량한 민초들이 기지개를 켜고 활짝 웃을 수 있도록.

/시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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