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 잇단 낭보와 여당 도지사
충북도의 잇단 낭보와 여당 도지사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9.03.06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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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석재동 부장
석재동 부장

 

올해가 시작된 지 두 달여 만에 충북도에 잇따라 날아든 낭보에 도청 안팎이 축제분위기다.

먼저 정부는 지난 1월 29일 국무회의에서 17개 시·도가 신청한 32개 사업 중 23개 사업의 예비타당성(예타) 조사를 면제하기로 발표했다.

충북은 이번 예타 면제에서 최대 수혜지역으로 손꼽혔다.

충북선철도 고속화 사업의 예타 면제가 확정된데다 충북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세종시에서 신청한 세종~청주 고속도로 건설(8000억원), 국토교통부 사업인 평택~오송 KTX 복복선화(3조1000억원) 사업이 예타 면제 사업에 포함됐다. 강원도에서 신청한 `제천~영월 고속도로(1조1646억원)'건설사업도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돼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2월 21일은 충북도정 사상 최대 투자유치일로 기록됐다.

SK하이닉스가 경기도 용인에 향후 10년간 120조원이 투자되는 반도체 클러스트를 조성키로 하면서 자사의 낸드플래시 생산공장이 밀집한 청주에도 같은 기간동안 3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최대 투자유치기록은 SK하이닉스의 M15라인 건설에 투입된 15조원이었다.

낭보 행렬에 화룡점정을 찍은 곳은 에어로케이(K)항공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일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에어로케이항공에 신규 항공운송면허를 발급하는 내용의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에어로케이항공의 면허 취득으로 청주공항은 2008년 10월 한성항공(현 티웨이항공)이 떠난 후 끊겼던 모기지 항공사를 10여년만에 다시 보유하게 됐다.

잇단 낭보에 도청 공무원들은 “더 이상 도의 숙원사업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짧은 기간에 모든 일이 잘 풀렸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첫 여당 도지사를 보유한 덕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시종 지사(더불어민주당)는 야당 후보로 당선돼 재선까지 대부분의 기간을 야당 지사로 활동했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하면서 사실상 첫 여당 도지사의 길을 걷고 있다.

충북도민들은 지방자치제도 부활 이후 치러진 모든 도지사선거에서 야당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1995년 당선된 주병덕 지사는 자민련, 이원종 지사(1998~2006년)는 자민련과 한나라당, 정우택 지사(2006~2010년)는 한나라당 소속이었다. 주 지사 때는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이 여당이었고, 이 지사와 정 지사 때는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와 열린우리당이 여당이었다. 다만 정 지사는 재임기간이던 2008년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2년여의 여당 지사를 경험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여당의 정 지사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오송 유치라는 큰 성과를 얻어냈다.

아무래도 야당 도지사는 여당의 견제 대상이기 때문에 대외활동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어 굵직한 현안사업을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이시종 지사도 야당 지사 시절엔 주로 내치에 힘을 썼다.

반대로 여당 소속의 중량감 있는 도지사의 행보는 거창한 수사를 동원하지 않아도 거칠 게 없다. 이 지사가 야당 지사이던 시기는 민주당계열의 정당들이 악전고투하던 시기이다. 때문에 이 지사가 국토의 중심(충북)에 터를 잡고 흔들리는 당의 중심을 잡아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지사의 중량감은 여기에서 나온다.

충북도의 잇단 낭보가 여당 도지사의 힘인지, 아니면 결과가 그렇게 나올 수밖에 없던 상황 때문이었는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분명한 건 현재 충북엔 여당 도지사가 있고, 현안은 잘 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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