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에서 클래식 음악을
갤러리에서 클래식 음악을
  • 강석범 청주 산남고 교사
  • 승인 2019.03.0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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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강석범 청주 산남고 교사
강석범 청주 산남고 교사

 

클래식 음악을 듣기 위해 콘서트홀에 가고, 명화 감상을 위해 반드시 미술관에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문화 예술을 듣고 보는 기회가 그만큼 한정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물론 미술관이나 콘서트홀이 최고의 엄선된 작품들을 선택해 제공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조금만 더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의외로 신선하고 다양한 문화예술 감상 기회를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난 2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충북문화재단 문화관 숲속갤러리에서는 클래식 하우스콘서트가 열렸습니다.

그날은 갤러리 1, 2층에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16명의 작가 분들이 `집으로 가는 길'이란 타이틀로 각자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개성 있는 멋진 작품들로 갤러리를 채웠습니다. 사진전이 열리는 바로 이곳 갤러리에서 일명 하우스콘서트`영 아티스트 4인 4색 클래식 음악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하우스콘서트란 대규모 콘서트 공연장 음악회와 다른 소규모 음악회로 콘서트 중간에 음악관련 해설을 곁들이고 공연 후 출연진과 관람객이 가까이서 직접 만나 소통할 수 있는 특징을 갖춘 음악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마침 2019년 문화가 있는 달 첫 번째 공연이기도 하고 박영희(작곡가), 연광철(베이스), 장유진(바이올리니스트) 등 청주 출신의 세계적 음악가들의 뒤를 이을 차세대 유망주로 이야기되는 우리 지역 음악 영재 청소년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역 방송매체들과 문화예술관계자, 음악을 사랑하는 일반인들의 관심과 열기는 갤러리를 가득 채우기 충분했습니다. 공연 시작 전 삼삼오오 도착한 관람객들은 갤러리에서 사진작품도 감상하고 출연자들의 사전 리허설도 보고 들으며 마치 파티장에 초대받은 손님들처럼 자연스럽게 그 상황을 즐겼습니다.

멋진 사진작품들 한가운데에 보란 듯 자리 잡은 그랜드 피아노의 자태가 필자에게는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관람객들에게는 갤러리에서 사진작품과 클래식연주, 음악방송 등 일석 삼조의 관람기회를 얻은 흥미로운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충북도립교향악단 신만식 전속작곡가의 기획으로 진행된 이번 연주회는 피아니스트 강태인, 호르니스트 손석, 피아니스트 지인호, 첼리스트 최아현의 연주로 진행됐으며 고전시대를 대표하는 베토벤부터 힌데미트의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시대의 클래식 음악들을 선보였습니다. 젊은 패기로 충만된 청소년들의 연주가 폭풍 몰아치듯 몰고 가다가도, 순간 고요히 보듬어주는 음악적 사랑의 손길에, 관람객들은 감탄과 미소로 대답해 주었습니다.

하우스콘서트의 특징답게 연주자들의 현란한 손놀림과 호흡, 때론 거친 숨소리, 악기와 온전히 하나 된 어린 첼리스트의 역동적 파워를 불과 1~2미터 앞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것, 동시에 연주자들의 순간 긴장과 인간적 감정조차 전달받은 관객들이, 마치 숨이 멈춰질 듯 연주자들과 교감을 할 수 있는 공연이 미술갤러리에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공연이 열리는 그 시간에도 갤러리 조명은 연주자가 아닌 여전히 사진작품들로 향해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사진작품에 둘러싸인 연주자의 모습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었습니다. 그날 숲속갤러리 안에서는 사진작품과 작가님들, 연주자를 비롯한 그 공간에 존재하는 모두가 주인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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