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된 미세먼지 … 공포 넘어 분노로
일상이된 미세먼지 … 공포 넘어 분노로
  • 조준영 기자
  • 승인 2019.03.05 20: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 닷새 연속 비상저감조치 시행에도 농도 더 짙어져
2015년 초미세먼지 탓 1만1924명 조기 사망 분석도
시민들 “정부, 마스크 착용 권고 대신 근본적 대책 필요”
닷새째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며 최악의 대기질을 보인 5일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길을 걷고 있다. /뉴시스
닷새째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며 최악의 대기질을 보인 5일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길을 걷고 있다. /뉴시스

 

최악의 초미세먼지가 충북을 뒤덮었다. 

피할 곳이 없는 시민들은 공포를 넘어 분노로 확산하고 있다.

미세먼지에 대처하지 못하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비난과 함께 한국을 떠나야 하느냐는 자조 섞인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충북은 5일 최악의 대기질을 보였다.

충북보건환경연구원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청주·증평·진천·괴산·음성지역에 내려졌던 초미세먼지(PM 2.5) 주의보를 경보로 대치했다. 도내 북부권과 남부권에는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도내 전역에는 미세먼지 주의보가 각각 발령된 상태다.

오후 1시 기준 도내 초미세먼지 최대 농도는 청주 207.0㎍/㎥, 증평 194.0㎍/㎥, 음성 149.0㎍/㎥, 옥천 140.0㎍/㎥ 등 `매우 나쁨' 상태를 보였다. 미세먼지 최대 농도도 청주 250.0㎍/㎥, 증평 240.0㎍/㎥, 진천 202.0㎍/㎥, 옥천 177.0㎍/㎥, 충주 170.0㎍/㎥까지 치솟았다.

닷새 연속 비상저감조치 시행에도 미세먼지 농도가 더욱 짙어지면서 시민들이 강한 불편함을 호소했다.

평소 간헐적인 미세먼지 정도는 신경 쓰지 않던 이들도 이날만큼은 마스크를 꺼내 들었다고 하소연했고 정부에 대한 불만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이날 오전 청주시내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미세먼지(수치)부터 확인한다”며 “오늘은 200(㎍/㎥) 가까이 되는 것 같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이모씨는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면서 매캐한 냄새가 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건강 해칠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미세먼지가 장기간 기승을 부리자 비난의 화살은 정부와 지자체로 향했다.

최모씨는 “국민들이 이렇게 불안해하고 불편함을 호소하는데 도대체 정부는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고 있다는 비상저감조치가 효과는 있는지 중국과 어떤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청주에서 중소기업에 다니는 이모씨는 “회사에 출근하면 요즘 주로 하는 대화가 미세먼지이다. 방마다 공기청정기를 마련했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뉴스를 보면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대책이라는 것이 별 효과가 없는 것 같다. 더 이상 피할 곳이 없는데 외국으로 나가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중국발 미세먼지가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고 미세먼지가 일상이 되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고 있는지 와닿는 게 없다”며 “개인에게 떠넘기는 마스크 착용과 공기청정기 구입 말고 뭔가 근본적인 대응책을 내놔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편 초미세먼지(PM2.5)로 인한 국내 사망자가 한 해 1만 명을 넘는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철호 의원(자유한국당·경기 김포 을)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받은 `초미세먼지와 사망자 수에 관한 환경부 연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 수(2015년 기준)는 1만192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로 인한 질병은 `심질환·뇌졸중'이 58%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급성하기도호흡기 감염과 만성폐쇄성폐질환(각 18%), 폐암(6%) 순이었다.

미세먼지는 주로 심뇌혈관질환과 호흡기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홍 의원은 “미세먼지는 그 어느 재난보다도 심각한 현재진행형인 재난으로써 생명 위협에 직결되는 문제”라며 “정부가 조속히 긴급회의를 소집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준영기자
reason@cctimes.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