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올 MSCI 이슈 첩첩산중…"자금 엑소더스까진 아냐"
韓증시, 올 MSCI 이슈 첩첩산중…"자금 엑소더스까진 아냐"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03.0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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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MSCI 지수 리밸런싱 영향 분석
"삼성전자 외에는 영향 제한적"



세계 최대 주가지수 산출 기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올해 MSCI지수 재조정 일정을 잇따라 예정하고 있다.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된 중국 본토기업 주식 A주 비중을 5%에서 20%로 4배 높이기로 하는 등의 내용이 골자다.



이에 국내 증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자금 엑소더스까지 연출되지 않는 등 그 충격은 제한적이라는 진단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지난달 28일 현지시각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된 A주 비중을 오는 11월까지 3단계로 나눠 20%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5월 10%, 8월 15%, 11월 20% 순이다.



아울러 MSCI는 중국 A주 대형주 뿐만 아니라 A주 중형주와 기술주로도 넓히기로 했다. 오는 11월에는 중국 A주 중에서 중형주를 새로이 편입할 예정이다.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리는 창업판(ChiNext)도 올해 처음으로 MSCI 신흥시장지수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로써 창업판은 5월에 10%, 11월에 20%가 반영된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5월말에 편입 예정이었던 중국 A주 중형주 편입이 올해로 당겨졌으며 27개 종목에 불과하지만 중국 창업판의 편입 절차도 시작됐다"며 "여기에다 사우디와 아르헨티나 ADR 신흥국 지수 신규 편입이 2019년 예정돼 있어 올해 MSCI 지수 재조정 이벤트는 첩첩산중이다"라고 진단했다.



중국 비중이 늘어나면 MSCI 신흥지수 내 한국 시장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줄게 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당초 0.7% 비중에 불과하던 중국 A주의 MSCI 신흥지수 비중이 3.3%로, 사우디의 비중은 기존 0%에서 2.4%로 확대된다. 반면 한국 비중은 기존 14.8%에서 13.8%로 감소한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은 불가피하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A주 비중이 5%에서 20% 확대되면 패시브 펀드들이 한국의 비중 축소를 바로 반영함에 따라 나올 수 있는 기계적인 외국인 매도 규모는 1조9000억원, 액티브 펀드까지 비중 축소를 그대로 반영한다고 가정하면 외국인 매도 규모는 9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추정했다.



이어 "외국인 수급이 코스피 방향을 결정짓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볼 때 MSCI의 중국 A주 편입 비중 확대 이벤트는 장기적으로 한국 시장의 투자 매력도를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MSCI 이슈에 따른 시장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조연주 연구원은 "올해 MSCI 신흥국 지수내 한국 비중은 약 1%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금이탈 규모는 11조원 정도로 추정, 다행인 점은 중국 A주 대형주 편입이 3단계에 걸쳐 진행되면서 분기리뷰 마다 유출되는 자금 규모는 4조원 내외이다"라고 말했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외국인 자금 유출은 불가피하지만 이에 따른 시장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현재 대외적인 환경이 외국인 수급에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고 중국 경기 안정화 정책 등의 영향으로 신흥국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도 "MSCI신흥지수의 중국 A주 비중 확대가 국내 증시 자금의 엑소더스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며 "무엇보다 패시브 자금의 이탈 규모는 당초 예상되었던 3조1000억~3조9000억원 범위 내에 존재하며, 액티브 자금의 경우에도 한국 IT 종목을 대체할종목의 MSCI 신흥지수 편입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도 "MSCI 신흥지수 리밸런싱 때 추정 총 유출 금액 만큼 기계적인 순매도로 100%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증시 수급에 미치는 부정적인 충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역사적으로 MSCI 한국 지수와 중국 지수간 상관관계가 0.9로 상당히 높다는 점을 감안 시 외국인 패시브 자금 유입에 따른 중국 증시 강세는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흐름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종목별로 보더라도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MSCI 신흥국 지수내 한국 종목들의 편입비중이 1%가 되지 않아 여타 종목들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조연주 연구원은 분석했다.



다만 연준의 인내심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이 제기됐다.



조연주 연구원은 "이르면 6월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화 정책에 대한 미묘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1차적으로 한국 비중 축소가 5월 말에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할 때 5월까지 글로벌 증시가 직전 고점 수준까지 반등하는 모습이 나타나게 되면 연준의 인내심에 변화가 생기면서 국내 외국인 수급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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