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까
난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까
  • 김경훈 청주시 흥덕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 승인 2019.02.25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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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훈 청주시 흥덕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김경훈 청주시 흥덕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함께 웃는 청주'. 내가 27년 동안 살아온 나와 우리 도시 청주의 슬로건이다. 여기서 `함께'라는 말에 앞으로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이 있다. 공무원이 되고자 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나 자신을 위한 것이 가장 컸다. 안정적이다, 효도하는 길이다, 그리고 주변에서 봤을 때 좋아 보일 수 있는 직업이다 등 `나'라는 사람을 위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이자 목표였다.

이러한 마음가짐 때문이었을까? 최종 합격 통지서를 받았을 때 안도감은 있었지만 큰 행복감을 느끼지는 못했다. 안도감 뒤에 찾아오는 감정은 불안함이었다. `나'라는 사람에 대한 자신이 부족하고, 그러다 보니 새로운 곳에서 적응해야 할 내 모습, 그리고 앞으로 해야 할 지켜야 할 나의 직업적 소명의식 이런 것들은 내가 지금껏 살아온 나의 목표와는 다른 새로운 것이었기 때문에 불안한 마음이 들지 않았나 싶다.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이라는 책이 있다. 작가는 책에서 우리의 삶은 불안을 떨쳐내고 새로운 불안을 맞아들이고, 또다시 그것을 떨쳐내는 과정의 연속인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나에게는 취업이라는 불안을 떨치고 지금 또 새로운 불안을 맞아들이는 중인 셈이구나 생각이 든다. 이 불안을 어떻게 떨쳐낼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답으로 나는 `함께 가자'라고 대답하고 싶다. 함께 가자, 자신 있게 말하기 위해선 내가 누구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우리는 내가 함께 가자고 말해야 할 대상들이다.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편견이 없는 시선을 가진, 청렴하며 도덕적인 사람이 되고 유지하도록 꾸준히 노력하는 내가 돼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이러한 사람입니다'라고 소개할 수 있을 때 우리에게 함께 가자 말할 것이다. 그 함께 가자는 길이 어디인지를 묻는다면 아직은 확신을 가지고 대답할 수 없다. 우리 시의 발전이 있는 길? 행복할 수 있는 길? 목적지가 뚜렷한 길은 아니다.

우리나라라는 큰 틀 혹은 청주시라는 그 안에 있는 틀을 퍼즐 판이라 한다면 청주시에는 각기 다른 80만 피스의 퍼즐 조각이 있는 것이다. 그 피스들은 혼자 있다면 그것이 그 퍼즐 속 나무를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조각인지 하늘에 떠있는 구름의 한 조각인지는 본인만이 알뿐이다. 그 조각 하나하나가 제자리에 있을 때 그래서 모두가 모였을 때 비로소 하나의 퍼즐 작품이 되고, 예술품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함께 웃는 청주'에서 함께 가고자 하는 이유이다. 나 혼자서는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갈 헤쳐나갈 자신이 없다. 그러기에 우리가 필요하고, 우리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내가 되기 위해서 나는 나를 잘 알고, 나의 일을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세상이라는 거대한 공간을 여행함에 있어 큰 도움은 아니더라도 꼭 필요한 도움을 주는 사람 그래서 나 스스로도 뿌듯하고 만족하며 다른 사람들과 웃으며 손잡고 걸어가는 사람이고 싶다. 그 과정에서 나는 또 다른 불안과 맞닥뜨릴 수 있다. 그럴 때마다 가슴속에 새겨둔 말 한마디를 되뇔 것이다.

“나의 마음속에는 두 가지 큰 별이 있었다. 진리를 향한 그리움과 겨레를 위하는 마음이었다. 그 두 가지 짐은 무거웠지만 사랑이 있기에 행복했다.” 김형석 작가의 말이다. 공직에 있으며 어떤 불안들이 찾아올 때마다 이 문장을 생각하며 그 불안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떨쳐 내고자 한다. 이것은 앞서 말한 내가 가야 할 길을 제대로 가기 위해 필요한 나의 마음가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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