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조 놓치고 35조 얻은 충북
120조 놓치고 35조 얻은 충북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9.02.2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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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신규 투자계획 발표 … 민심달래기 지적
도 “최대 투자유치 성과” vs 도의회 “균형발전 저해”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에 10년간 35조원을 투자키로 한 것과 관련해 이장섭(오른쪽) 충북도 정무부지사가 21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에 10년간 35조원을 투자키로 한 것과 관련해 이장섭(오른쪽) 충북도 정무부지사가 21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총 120조원에 달하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대상지로 경기도 용인시가 사실상 낙점됐다.

충북도는 클러스터 유치 실패보다는 함께 발표된 SK하이닉스의 향후 10년간 청주에 3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발표를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SK하이닉스의 청주 투자계획은 다분히 `민심 달래기'용으로 읽힌다.

충남 천안을 제외한 클러스터 유치에 나섰던 지방자치단체별 맞춤형 투자계획을 함께 발표했기 때문이다. 청주에 35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 외에도 기존 경기도 이천사업장엔 연구개발동 건립 등 10년간 20조원 투자, 경북 구미시엔 SK실트론 등 2년간 9000억원 투자를 약속했다.

청주 등 클러스터 유치에 나섰던 자치단체에선 지방의회의 유치 건의서 채택과 시민 중심의 유치위원회 구성 등 사활을 건 유치전을 펼쳐왔지만 결국 최종 입지는 용인시가 결정됐다.

비수도권 자치단체에서 주장했던 수도권 규제 완화 반대와 국토균형발전 논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충북도의회는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터 용인 입지가 그동안 유지해온 수도권 규제정책을 완화하는 신호탄이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다만 “SK하이닉스가 청주에 35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한다는 발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조기에 투자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충북도에서 반색하는 이유도 충분히 이해할만 하다.

도의 입장에선 도정사상 최대 유치 성과로 기록된 지난해 준공된 SK하이닉스 M15라인의 15조원을 두 배이상 뛰어넘는 35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투자 유치를 끌어낸 것만으로도 클러스터 유치 실패를 만회하고도 남는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SK하이닉스 본사가 있는 이천에 신규 D램 공장부지가 없기 때문에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업체도 이천 공장 근처에 밀집돼 있다.

결국 SK하이닉스로선 새 사업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협력업체가 밀집한 지역을 크게 벗어난 지역을 선택하긴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도 클러스터 유치 막바지엔 용인행이 불가피한 사실을 파악하고, 청주를 낸드플래시 생산거점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SK하이닉스에 요청하는 것으로 전략을 선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도 이천은 본사기능과 연구개발(R&D)·마더팹(Mot

222222her FAB) 및 D램 생산기지, 청주는 낸드플래시 중심 생산기지, 용인은 D램 및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 및 반도체 상생 생태계 거점으로 3각축을 구축해 중장기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SK하이닉스측이 어차피 투자할 청주사업장에 대한 투자계획을 앞당겨 발표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SK하이닉스와 충북도의 발표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SK하이닉스의 청주 투자계획이 민심 잡기용이 아니라면 이번 발표에서 청주를 향후 낸드플래시 생산거점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발표가 동반됐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경제계의 한 인사는 “SK하이닉스의 청주 투자계획이 민심 달래기용이 아닌 회사의 장기 성장전략차원에서 나온 것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석재동기자
tjrthf0@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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