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소방 업무추진비 `눈먼 돈' 전락
충북 소방 업무추진비 `눈먼 돈' 전락
  • 조준영 기자
  • 승인 2019.02.14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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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 비롯 12개 소방서 대부분 수년간 사용내역 공개 안해
집행내역 공개 기준 없고 정보공개 체계 제대로 안 갖춰져
도소방本 “홈피 공개내역 정확한 자료 … 편집 잘못해 착오”

충북 소방당국이 사용하는 업무추진비가 `눈먼 돈'으로 전락했다. 도 소방본부를 비롯한 12개 소방서가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까닭이다.

엄정하고 투명한 예산운영을 통해 신뢰받는 도정을 구현한다는 충북도 기조와 정면 배치된다.

14일 도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 예규에 따라 업무추진비 1회 사용 금액이 50만원을 초과할 경우 의무적으로 내부 행정 전산망(도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소방당국은 해당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뚜렷한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공개 기준이 없다는 게 이유다.

한 소방서 관계자는 “규정에 따라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은 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지만 `정확히 언제 올려야 한다'와 같은 세부적인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이 탓에 소방당국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공개 실태가 부실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사례별로 보면 도 소방본부는 2014년 8월 8일 당해 7월 업무추진비를 공개한 이후 5년이 지나도록 집행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음성소방서는 실적이 전무했다. 음성소방서는 명절이나 연말연시 직원 위문품 구매 명목으로 적게는 50여만원에서 많게는 80여만원까지 사용했지만 집행 내역을 단 한 번도 올리지 않았다.

다른 소방서도 비슷한 행태를 보였다. 일선 소방서 대부분은 수년간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청주동부소방서가 공개한 당해 8~11월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이 그나마 최신 자료다.

더 큰 문제는 정보공개 체계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 이를테면 업무추진비와 관련해 정보공개청구를 했을 때 집행일자나 사용처를 잘못 기록해 제공하는 식이다.

동부소방서가 도 홈페이지에 공개한 2018년 5~7월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보면 지난해 6월 29일 업무추진간담회 명목으로 41만6000원을 사용한 것으로 적혀있다.

반면 취재진이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자료와 비교했을 때 같은 명목으로 사용한 업무추진비는 7월 11일 쓰인 것으로 기록됐다.

또 동부소방서는 지난해 7월 24일 조직문화 혁신에 따른 여성소방공무원 간담회 명목 사용 금액을 16만8000원으로 공개했지만, 정보공개청구 자료에는 8월 13일 사용한 것으로 적혔다.

진천소방서는 애초 정보공개청구 자료에 일부 부의금 사용처를 지역 식당 등으로 기록했다가 재수정해 제공하기도 했다. 자료 공개 방식에 따라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이 뒤바뀌는 셈이다.

하지만 소방당국은 자료 제공 과정에서 단순 착오가 있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공개한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이 정확한 자료”라며 “정보공개청구에 따른 자료 제공 과정에서 편집을 잘못해 착오가 발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조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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