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셈법 논란
나이 셈법 논란
  • 이수한 음성 매괴여중·고 교장
  • 승인 2019.02.1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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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이수한 음성 매괴여중·고 교장
이수한 음성 매괴여중·고 교장

 

새해가 되고 설날을 지내면서 갑자기 나이 셈법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새해가 되면 한국식 나이 계산법에 대한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보통 논란의 핵심은 `만'나이로 통일해야 한다는 의견과 우리만의 전통을 없애려만 하지 말고 유지하자는 의견이다. 또 나이 셈법을 통일해서 얻는 이익이 무엇인지 심도 있게 따져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해 초에 민주평화당 황주홍 의원이 `연령계산 및 표시에 관한 법률'제정안을 발의했다고 한다. 핵심은 공문서에만 나이 기재를 의무화하고 일상생활에서도 만 나이 방식으로 나이를 따지도록 권장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태어나는 순간부터 한 살이 되고 해가 바뀌면 한 살씩 늘어나는 나이 셈법을 가지고 있다. 이러다 보니 생일이 지나지 않은 사람의 경우 한국식 나이와 연 나이와 만 나이가 한 살씩 차이가 나 실제 나이를 몇이라 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어떻게 태어나면서 한 살이 될 수 있느냐는 논란에 잉태되고 어머니 뱃속에서 10개월을 자라니 잉태되는 순간부터 따지면 당연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있기도 하다. 나름 설득력이 있기도 하지만 사실 음력으로 10개월이지 양력으로 따지면 9개월이다. 더구나 필자처럼 음력 12월이 생일인 사람들은 띠와 실제 태어난 연도가 달라 누가 갑자기 나이를 물으면 정말 내가 몇 살이지 하고 스스로 되묻기도 한다.

우리는 실제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는 소리를 듣기 좋아한다. 그러면서도 서로를 소개할 때는 한 살이라도 더 많게 해 윗사람 대접을 받고 싶어 한다. 이는 나이 많은 어른을 공경하는 유교 문화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사실 전통적인 세는 나이를 사용해 온 나라는 유교 문화권에 있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 몇몇에 불과하다. 그 중 아직도 일상생활에서 세는 나이를 계속 사용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며 법률관계에서는 출생일부터 연령을 계산하는 `만' 나이, 병역법 등 일부 법률에서는 현재 연도에서 출생 연도를 빼는 `연' 나이를 사용함으로써 실제 나이를 몇 살이라 해야 하는지 혼동을 주기도 한다.

국제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셈법은 아마도 만 나이일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공문서에 만 나이 기재를 의무화하고 만 나이 계산을 권장하는 내용의 `연령 계산 및 표시에 관한 법률'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이 법안이 제정된다면 다양한 나이 셈법에서 오는 혼동을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나이는 시간이 지나면 계속 늘어나는 것으로 어떤 셈법을 쓰든 일 년에 한 번씩 변한다.

법률상 초등학교 입학은 만 몇 살 이상, 아동이나 청소년은 만 몇 살에서 몇 살 이하 혹은 미만, 노인은 만 몇 살 이상 등으로 정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기재 당시만 유효한 나이를 왜 공문서에 꼭 기록해야 하는지는 이해할 수 없다. 어차피 매 순간 달라질 만 나이를 기록하기보다는 출생연월일만 기록하면 그만 아닌가 싶다. 또 나이만 앞세워 어른 대접을 받으려 하기 보다는 세월의 흐름만큼 성숙한 인격으로 존중받는 사람이 되기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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