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항공산업 육성 … 일자리 창출 마지막 기회”
“충북, 항공산업 육성 … 일자리 창출 마지막 기회”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9.02.10 2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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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타임즈 주최
'항공산업을 통한 지역발전 방안' 대담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미래 먹거리 찾기에 혈안이다. 진화하는 기술혁명 시대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지역경제를 견인할 새로운 사업을 찾아 나선 것이다. 반도체가 충북 경제를 견인하고 있지만 성장에는 한계가 있어 충북 역시 신산업 발굴에 눈을 돌려야 할 때가 됐다.
 마침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도입하기로 한 F-35 스텔스 전투기를 청주의 17전투비행단에 배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계기로 충북은 항공산업에서 미래 먹을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충청타임즈는 항공산업에 관심이 많은 정의당 김종대 국회의원과 나기정 전 청주시장의 대담을 통해 답을 얻어보려 한다. 김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이면서 국내 군사 전문가고, 나 전 시장은 청주시장 시절 청주국제공항에서 항공엑스프를 개최했을 정도로 이 분야에 관심이 많다. 엄경철 충청타임즈 편집국장이 진행을 맡고 김 의원과 나 전 시장이 의견을 제시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대담=사회 : 엄경철 편집국장
                  상호토론 : 김종대 정의당 국회의원
                                나기정 전 청주시장

 △엄경철 편집국장=청주국제공항의 장점을 살려 그동안 항공관련 산업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는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청주가 지닌 인프라의 활용가치가 높은 만큼 지역의 미래 먹거리로 항공산업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항공산업에 관심이 많은 두 분의 의견을 듣겠습니다.
 

김종대 국회의원

 

올해부터 17전비에 F-35배치
민간항공·군용기 전자시스템 등
청주가 SW 관련 정비기지 돼야
특화땐 국내항공정비 부가가치
70% 지역 유치 위한 절호의 기회
空士-공군 17전비-청주공항 연결
민군융·복합 종합항공센터 만들어야

△김종대 국회의원=시장 재임시절 청주가 항공 클러스터로 도약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항공엑스포를 개최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계기로 그렇게 하시게 된 건가요?
 

나기정 전 청주시장
나기정 전 청주시장

 

재임시설 항공클러스터 도약 포부
항공엑스포 2회 개최... 드론 관심도
삼성·대우·현대 3사 통합 KAI창설
소형항공·드론... 대형항공산업에 밀려
후임자에 계승도 불발...아쉽움 남아
블루오션 사업 이끌어갈 리더 부재
정부-지자체-민간 공동대응 필요

△나기정 전 시장=97년도 청주공항이 개항했는 데 마침 IMF가 왔어요. 그러니까 4개 국제선을 다 쓰질 못하고 국내선 중에는 제주도만 일주일에 한 번 운항됐습니다. 그러던 중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간 적이 있는 데 공항에 여러 시설과 컨벤션 기지를 만들어 놓고 국제회의를 수시로 하고 전시회까지 열고 있었어요. 라스베이거스가 발전한 것은 항공노선을 개발하고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된거죠. 그래서 항공엑스포를 기획하고 개최 했지요.
 △김=개인적으로 시장님이 항공엑스포 뿐만아니라 드론까지 융성하려던 의도가 후임자에게 계승됐다면 지금쯤이면 청주가 MRO(항공정비사업)라던가 지역 현안에 대해 능동적 대처가 가능했고 결실도 맺었을 것인데 노력이 단절된 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기회를 걷어차버린 비극적인 상황이 아니냐는 생각이 드는데 시장님 생각은 어떠신지요?
 △나=아쉬운 것이 삼성, 대우, 현대 3사가 통합해 카이(KAI)가 만들어지면서 창원에서 시작을 하는데 대형항공산업은 기지가 만들어졌지만 소형항공기나 드론 산업은 그때 처음 얘기되던 때였어요. 마침 서울공대 항공우주공학부가 김동오 박사가 그런 정보를 줬고 젊은 연구자들 20여명이 같이 그 사업을 추진해 보자고 했었죠. 그때가 98년도 일거예요.
 △김=선구적인 안목이신데요. 노태우 대통령 당시 항공산업 육성 계획이 수립되고 1991년에 한국형 전투기 사업을 추진하게 되는 데 우리나라에서 국산 항공기 밑그림이 그려진 최초의 사업이었습니다. 삼성항공이 KF-16 기반을 확립하고 거기서 얻어진 기술로 미국의 기술을 이전받아 미래의 국산 항공기를 90년 말까지 띄워보겠다고 해서 나온게 T-50 고등훈련기입니다. 그 뒤 국가에서 엄청난 공적자금을 쏟아부으면서 군용기부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나라 국방비는 세계 6위권임에도 항공기는 15위권에 불과해 단일품목으로 최대의 무역적자 품목이 됐어요. 그리고 항공 정비기술은 개발도상국 수준이어서 민수용 항공기 정비로만 싱가포르에 연간 3000억원을 지불하는 등 거의 전적으로 종속돼 있는 게 현실입니다.
 △김=“F-16, T-50, F-15  이렇게 국책사업은 계속하면서 장기적 안목으로 항공기를 도입하려면 가져올 기술이 뭔지 20~30년을 앞을 보고 추진했어야 했는데 경제성, 기종선정을 두고 일관성이 없어진게 우리나라 항공산업입니다. 쓰는 돈은 세계 6위권인데 벌어들이는 돈은 없고 오히려 지난 20년간 단일품목으로 가장 많은 무역역조와 연간 3000억원의 정비비까지 국부가 유출되는 이런 상황까지 된겁니다.
 △엄=앞으로 갈수록 적자 폭이 더 커지지 않을까요?
 △김=T-50을 개발하면 미국에 수출한다고 록히드마틴하고 합작생산을 했지만 작년 수주전에서 스웨덴의 사브컨소시엄에 록히드마틴과 카이 컨소시엄이 참패를 했습니다. 진 이유가 재미있습니다. F-35항공기를 록히드마틴으로부터 도입해 올해부터 한국에 인도되기 시작했는데, 2016년부터 F-35를 록히드마틴이 3D프린트로 찍어내고 있습니다. 이번에 카이가 사브에 진 것은 가격경쟁력에서 진겁니다. 3D프린트로 찍어 기체를 납부하겠다고 하니까 가격이 50%가 떨어졌습니다. 지금 세계항공기술이 어떻게 변하고 있고 이걸 통해서 혁신적인 기술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우리는 눈과 귀를 닫고 있었고 훈련기를 생산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으니까라고 자만하고 있었던 겁니다.
 △나=항공엑스포를 열면서 드론 얘기를 시작한 것이 대형항공기는 카이가 창원에다 기지를 설정해 시작하고 있으니까 청주는 드론을 하자고 결정하게 된 겁니다. 당시 무인항공기는 영농자재 운송에 일부 활용되던 시기였고 산자부도 관심을 보여 청주에서 이 사업을 시연해보자 생각하게 된 거죠.
 △엄=공항은 우리 지역에 보물이지만 개항이후 활성화가 안되고 있는 데 계기를 만들어줄 여건은 되지 않나요?
 △김=청주가 중요한 분기점에 전환기적 상황에 놓였다는 점을 아셔야 합니다. 올해부터 공군 17전투비행단에 배치되는 F-35는 대한민국 전략자산입니다.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비행하면 손상돼 3번 비행 중  한번은 도료를 벗겨내고 새로 정비해야 하기 때문에 천문학적인 정비비가 소요되고 가장 우수한 항공엔지니어들이 정비창에 들어와야 합니다. F-35를 앞으로 40대 들여오면 새로운 운용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나=그것이 청주(17비)로 오도록 결정이 됐어요?
 △김=청주(17비)로 오기로 결정이 났습니다. 그래서 이미다 격납고까지 다 지어놨습니다.
 △나=군용기인데 그 군용기가 들어오면서 청주공항 주변에서 소음은 더 심각해지는 게 아닐까요. 또 정비사업을 청주에서도 할수 있을까요?
 △김=F-35는 스텔스 기능으로 적 탐지와 전폭을 위주로 합니다. 그리고 이 기종은 쌍발엔진이라 소음이 적고 높은 고도로 운항하기 때문에 기존 전투기에 비해 소음이 적습니다. 정비도 여기서 밖에 할 수 없습니다. 다른곳에서는 못합니다.
 △나=그러면 군용기를 정비하면서 민항기도 정비가 가능한가요?
 △김=이점이 제가 바라보는 핵심인데 지금까지 군용기는 군에서 정비를 했어요. 첨단무기는 정비는 조립을 해 본 사람이 정비를 해야 하는 것이지 설계도를 안보고 조립도 안해본 군 기술부사관에게 정비를 맡기는 건 넌센습니다. 이번에 군에서는 새로운 정비기지를 군인들로 해서 짓겠다고 하지만 사리에 맞지 않습니다.
 F-35에 대한 우리나라 정부 대책이 전무하다면 이걸 또 군에 맡길수는 없고 항공 인프라가 축적된 청주 인근에 정비클러스터를 만들어 민간의 최고급 인력이 지원하지 않으면 이 항공기는 가동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갈 것입니다. F-35의 경우 정비의 70%가 기체정비가 아니라 시스템 정비인데 항공 IT 소프트웨어 전문 엔지니어를 투입해야 정비가 가능한 기종입니다. 그런데 청주는 1주일에 약 190편 민항기가 운행해 편수가 있는 잇점을 보면 민간항공과 군용기의 전자시스템, 소프트웨어 정비는 청주가 정비기지가 돼야 합니다.
 △나=“절호의 기회인데 행정이 적극 나서지 않으면 기회를 놓치는 건데”
 △김=이런 사실 자체를 충북은 모르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나 김대중 정부때 수 조원이 들어가는 국책사업을 미국의 록히드마틴이나 보잉사가 번갈아 가면서 독점을 했습니다. 이 두 회사가 그동안 계약한 것만 가지고 장비가격으로 뽑아가는 국부가 문재인 정부 5년동안 22조원어치입니다. 이걸로 미국은 일자리를 창출하지만 우리는 일자리 창출이 전혀 없어요. 1000억원 정도는 청주의 정비기지에 투자하라고 얼마든지 요구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이것도 방사청이 하지 않았습니다.
 △김=“F-35 정비에 1조원 들여 청주에 새로 정비기지를 만들어야하는 게 국방의 다급한 현실이 되버렸습니다. 청주를 전자부품 기지 또는 시스템 정비기지로만 특화시키면 국내 항공정비 부가가치의 70%는 지역으로 유치할 수 있는 겁니다. 이것은 사천, 인천도 못합니다. 그래서 공군사관학교와 17전투비행단, 청주공항을 연결하는 민군융합이나 민군복합의 종합항공센터를 만들어야 됩니다.
 △김=최근 청주쪽을 주목하는 분위기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지금 항공우주체험장이 공군사관학교의 숙원이 되버렸어요. 사관학교 안에 있는 항공박물관과 야외전시장을 사관학교 밖으로 옮겨 파이를 키우면 충북이 부상하고 있는 에어클러스터에 유인하는 상품이 될 것입니다. 다만 군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놔야 합니다. 이런 것들을 보면 항공산업을 주축으로 하되 가장 첨단의 시스템이 요구되는 군 장비 중 전자시스템 분야의 정비를 하면 이게 바로 기술혁명을 선도하는 수요처가 됩니다. 청주 인근에 이런 인프라를 구축해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건데 이게 새로운 블루오션 영역이거든요. 항공방위산업에서 먹고 살 길은 정비밖에 없습니다. 1만개의 일자리 창출 기회입니다.
 

엄경철 편집국장
엄경철 편집국장

 

△엄=이걸 가져오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김=“청주는 교통이 편리하고 지가가 저렴합니다. 여기에 기존 항공 인프라에다 적정한 민항기 편수가 있는 국제공항이 존재한다는 거죠. 청주는 동북아시대 후방 전진기지가 될 수 있는 적정한 위치입니다. 청주가 갖춘 물류의 특이한 장점을 살리고 전자시스템 정비의 인프라를 신속하게 하려면 충북도나 청주시가 파격적 지원을 해야 합니다.
 △나=지금까지 이 사업을 이끌어가는 리더가 없는 게 문제입니다. 민간차원에서 조직체를 만들어 중앙과 지방정부하고 같이 일할 수 있는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김=거버넌스를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항공은 국토부와 국방부가 주관하고 있기 때문에 통합된 정책 구현이 어렵고 이와 관련된 아젠더를 협의한 것이 없습니다. 청와대나 총리실 차원에서 정책을 통합할 수 있는 밑그림을 제공해 주고 부처의 공무원들이 뛰어 들고 지자체가 가서 발언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거버넌스가 구축이 안됐다면 지역에서부터 비전을 만들어 중앙정부를 설득하는 힘을 발휘해야 합니다.
 
/정리 이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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