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는 왜 잠복기를 선택했는가?
바이러스는 왜 잠복기를 선택했는가?
  • 최종석 교사 괴산 목도고
  • 승인 2019.02.06 17: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최종석 교사 괴산 목도고
최종석 교사 괴산 목도고

 

충북 교사들의 모임인 `샘나'가 청주 시립도서관에서 생물사진전을 개최하고 있다. 많은 학생과 어른들이 와서 관람하고 있다. 학생 대부분이 사진에 대해 질문을 하지만 가끔 엉뚱한 질문을 하는 학생들이 있다. 왜 구제역이 잘 없어지지 않나요? 왜 홍역이 잘 번지나요? 되묻는다.

다양한 답이 나온다. “구제역과 홍역이 너무 세다.”, “소와 사람이 너무 약해서”, 질문 중에 귀가 번뜩하는 것이 있었다. “바이러스는 잠복기가 있어서요.” 갑자기 흥분된다. “잠복기가 무엇이냐?” “뉴스에서 나오는데 사람이나 동물에 들어가서 활동을 하지 않는 기간이라고 하던데요.” “왜 잠복기가 필요하지?”

생명체는 번식하고 다음 대에 자손을 물려주는 것은 가장 중요한 활동이다. 바이러스는 왜 이 어려운 선택을 하였을까? 바이러스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자손을 번식하는 것이 중요한 활동이다. 평상시에는 DNA(RNA)와 단백질로 이루어진 입자이다. 살아있다고 볼 수 있는 외형적인 증거는 없다. 그러나 생물체의 세포에 들어가면 세포 속에 있는 여러 가지 효소와 물질들을 자기에게 맞게 만들어서 자손을 만들고 세포를 파괴한다. 파괴된 세포에서 나온 바이러스는 다른 세포에 침범하여서 자신의 개체를 늘린다.

자신의 개체를 만드는 작업이 최우선이라면 잠복기가 필요가 없다. 감염되고 활동하고 자손을 만들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신이 살아가는 숙주 세포가 모두 없어지면 자신도 없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기생충은 우리 몸에서 절대로 기생충끼리 싸우지 않는다. 숙주가 있어야 자신의 자손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기생충은 보통 40% 이상을 숙주에서 빼앗지 않는다.

바이러스는 생각했다. 숙주를 죽이지 않고 자신의 자손을 널리 번식하는 방법을. 잠복기를 가지는 것이다. 생존을 위한 처절한 노력이다.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의 주위 소도 살처분된다. 잠복기에 있는 바이러스가 활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홍역도 격리한다. 바이러스의 이동을 막기 위하여서다. 몇몇 바이러스는 잠복기 상태에서 다음 대에 넘겨준다(AIDS).

인간은 동물과 살면서 여러 가지 바이러스가 옮겨왔다. 왜냐하면 원주민은 동물을 이용해 농사를 짓지 않고 가축으로 사용하지 않으며 자주 이동해서 바이러스가 활동하기에 나쁜 조건이었다. 유럽인들이 아메리카에 진출하면서 많은 전염병이 유럽에서 아메리카로 이동했다. 면역이 없는 원주민 대부분이 죽게 됐다.

감기로 죽은 사람이 전쟁 때문에 죽은 사람보다 훨씬 많다. 바이러스의 주 무기는 돌연변이다. 백신에 의해 어느 정도 면역성을 가지지만 심한 돌연변이는 인간에게 매우 심각한 위협을 가한다.

돌연변이와 잠복기로 무장한 바이러스가 모여 사는 우리를 공격하고 있다.

청결히 하고 잘 먹고 운동하면서 면역성을 높여야 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