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취업 활성화 … 빛바랜 특성화고
고졸취업 활성화 … 빛바랜 특성화고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9.01.30 2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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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9급 공무원 직업계고 임용 30%까지 확대
충북 일부, 공무원반 별도 편성 … 공직 진출 지원
설립취지 `취업'… 신입생 유치위해 울며 겨자먹기
첨부용.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고졸취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19.01.25. /뉴시스
첨부용.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고졸취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19.01.25. /뉴시스

 

속보=교육부가 공무원 증원이 포함된 고졸 취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본보 1월 28일자 2면 보도)하면서 특성화고에서는 되레 학생들이 산업체 취업을 기피하고 공무원 시험에만 매달릴까 우려하고 있다.

도내 일부 특성화고에서는 공무원반을 별도로 운영해 우수 학생들의 공직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정부가 나서서 고졸 취업 활성화 방안으로 공무원 대거 증원 정책을 수립하면서 특성화고에서는 난감해하고 있다. 특성화고 설립 취지를 살리기 위해 기업 취업을 권고해야 하지만 신입생 유치를 위해 공무원 합격률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최근 관계부처 합동으로 직업계고 혁신을 통해 고졸 취업을 확대하고, 고졸 재직자의 후학습 역량 개발을 지원하는 `고졸 취업 활성화 방안'을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발표했다.

핵심 방안으로는 국가직 공무원 지역인재 9급 고졸 채용을 2018년 7.1%에서 2022년 20%로 3배가량 늘리고 지방직 공무원 기술계고 경력경쟁임용인원은 2018년 20%에서 2022년 30%로 10% 증원하기로 했다. 공공기관에서도 기관별 고졸 채용 목표제를 도입해 가림(블라인드) 채용 이전 수준으로 고졸 채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직업계고(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재학생 가운데 2018년 국가직 지역인재 9급 공무원 합격자는 15명, 지방직 9급 공무원 합격자는 5명 등 공무원 시험 합격자는 20명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합격자를 배출한 학교는 대성여상으로 5명이 국가직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이어 충주상고 4명, 청주여상·한림디자인고·충주공업고 각 2명, 보은정보고·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청주공업고·청주농업고·충북에너지고 각 1명 등으로 나타났다.

마이스터고인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와 충북에너지고도 공무원 합격생을 배출했다.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 관계자는 “학교에서는 공무원반을 별도로 운영하지 않고 있는데 학생들이 알아서 시험을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가 취업률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지만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학부모나 학생들은 특성화고 지원을 꺼리게 되고 업체 취업보다는 공무원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특성화고 관계자는 “중3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교 홍보를 다녀보면 공무원이나 공기업 합격생을 몇 명 배출했는지 자주 질문 받는다”며 “많은 업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많은 졸업생이 탄탄한 업체에 취업했다는 얘기보다는 자녀가 공무원으로 생활하길 바라는 마음이 큰 것 같다”고 밝혔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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