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문화 창의도시, 청주(1)
기록문화 창의도시, 청주(1)
  •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 승인 2019.01.2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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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여는 창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생각은 뇌가 한다. 뇌는 쉬지 않고 생각한다. `생각'은 무엇인가? 생각은 미래에 대한 예측(시뮬레이션)이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생존에 가장 유리한지를 가늠해 보는 행위다. 개인과 조직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고 가장 바람직한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한 `상상'의 힘이 생각의 본질이다.

생각은 상상하는 힘이고 예측하는 능력이다. 생각과 상상의 힘이야말로 사람이 가진 가장 강력한 생존본능이다. 어떤 생각과 어떤 상상이 지속가능한 생존을 가능하게 할까? 새롭게 생각하고 새롭게 상상하는 것이다. 이 능력을`창의創意'라 부른다.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기술문명의 진보는 창의의 결과다. 개인과 조직이 얼마나 창의력을 가지고 있는가? 創意의 총합이 진보의 힘이다. 사람들의 자유로운 창의력이 발전의 에너지가 되고 창의력을 마음껏 키워나갈 수 있는 완전 시스템이 구축된 도시가 창의도시다.

생각해야 창의할 수 있고 창의로워야 발전할 수 있다. 많은 도시가 창의도시가 되고자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각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인가? 창의와 창조가 여기에서 달라진다. 창조는 無에서 有를 만드는 능력이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존재하는 무엇인가를 만든다. 이것은 神의 고유성이다. 신은 無에서 有를 만든다. 아무것도 없는 어둠에서 빅뱅으로 쿼크를 만들고 우주를 창조한다. 사람에게는 이 능력이 없다. 우리는 無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새롭게 연결시키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것이 창의의 핵심이다. 창의는 있는 것을 새롭게 연결하는 능력이다. 존재하는 것을 이렇게 저렇게 상상으로 연결해 보는 것이 생각이고 기존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이 창의다.

그렇다면 무엇인가 있어야 생각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어야 창의할 수 있다. 이미 있는 것은 `기억 記憶'이다. 기억할 때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기억할 수 없다면 생각할 수 없다. 기억력이 좋으면 머리가 좋다고 한다. 기억이 많아야만 더 다양한 연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억이 생각의 기준이 된 것이다. 어떻게 하면 더 잘 기억할 수 있을까? 인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록 記錄'하기 시작했다. 초기 인류는 기억 대부분을 뇌라는 단백질에 기록했다. 그러나 뇌 용량은 제한적이고 사람이 죽으면 기록도 사라졌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기록의 재료를 찾기 시작했다. 기록이 단백질에서 벗어나 다른 재료로 옮겨간 것이다. 이것이 기록의 첫 혁명이다. 조개껍데기에 거북이 등에 동굴 벽에 양가죽에 기록했다. 기록은 종이의 발명과 금속활자 인쇄술의 창안으로 다른 차원으로 진보한다. 금속활자 인쇄술로 촉발된 기록의 혁명이 지식의 폭풍을 불러온다. 기록은 이제 종이를 떠나 반도체로 옮겨갔다. 이것이 컴퓨터와 인터넷, SNS와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로봇, 사물인터넷과 자율주행을 출현시킨 현대 문명의 뿌리다. 기록은 이 모든 여행의 원인이자 출발이다.

기록이 기억으로 기억은 생각으로 생각은 창의로 진화했다. 기록은 창의의 에너지다. 세계 기록문화와 인쇄출판 플랫폼의 도시가 청주다. 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센터가 건립되고 세계인쇄박물관협회가 창립되고 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이 열리는 도시가 청주다. 기록문화로 시작한 청주가 창의도시를 품고 문화도시를 향한 힘찬 비상을 시작했다. 함께하는 문화시민의 힘이 그 힘찬 날갯짓에 바람이 되어 주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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