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는 인연들과 길이 좋은 소리를
만나는 인연들과 길이 좋은 소리를
  • 박성연 원불교 충북교구장
  • 승인 2019.01.24 17: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낮은자의 목소리
박성연 원불교 충북교구장
박성연 원불교 충북교구장

 

사람이나 물건이나 서로 멀리 나뉘어 있을 때에는 무슨 소리가 없는 것이나,

점점 가까워져서 서로 대질리는 곳에는 반드시 소리가 나나니,

쇠가 대질리면 쇳소리가 나고,

돌이 대질리면 돌 소리가 나는 것 같이,

정당한 사람이 서로 만나면 정당한 소리가 날 것이요,

삿된 무리가 머리를 모으면 삿된 소리가 나나니라.



애초부터 아무 관계없는 사이가 아닌 이상, 이왕 서로 만나서 일을 같이하는지라 하여간 소리는 나고야 말 터이니, 아무쪼록 조심하여 나쁜 소리는 나지 아니하고 좋은 소리만 길이 나게 하라. 만일 좋은 소리가 끊임없이 나온다면, 이것이 그대들의 다행한 일일 뿐 아니라 널리 세계의 경사가 되리라. 원불교 경전의 말씀입니다.

원불교 성직자는 순환발령제로 임기에 따라 이동을 하는데 올해부터 원불교 충북교구에 부임하게 되어 청주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임지인 `충북'이라는 인연지에서 모든 인연들과 길이 좋은 소리를 내면서 살기를 다짐하며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도 좋은 소리를 내며 살기를 염원해봅니다.

우리는 가정, 직장,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 다양한 소리를 내며 살게 되는데, 내가 누구와 어떤 소리를 내며 살고 있는지 들여다보면 스스로 놀랄 때가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거나 나와 잘 맞는 사람과는 좋은 소리가 나지만, 서로 불편하거나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과는 좋지 않은 소리가 나기도 합니다. 좋은 소리가 나면 인생이 행복하고 풍요로워지며, 좋지 않은 소리가 나면 불편감과 불행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누구나 자신과 잘 맞는 좋은 사람을 만나 좋은 소리를 내며 살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나와 잘 맞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의 만남도 중요하지만 정당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정당한 사람이란 바른 생각과 바른 행동을 함으로써 도덕적으로 떳떳하고 이타적 공익을 추구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정당한 사람과 만나 정당한 `좋은 소리'를 낼 때 삶의 진정한 행복을 알 수 있으며, 인생의 결과가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삿된 만남을 멀리하고 정당한 사람을 가까이하는 것이 중요하며, 스스로도 정당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도 갚는다'는 것은 말의 위력을 일컫는 속담입니다. 입은 복과 재앙의 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지금은 `말의 힘'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입니다. 매스컴을 통해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을, 나아가 조직과 공동체의 운명을 바꿔놓는 것을 보았을 것입니다.

SNS를 통해 주고받는 말에 의해 서로 상처받는 경우도 많고, TV뉴스나 인터넷기사와 댓글을 통해 한 사람의 인생뿐 아니라 구성원 전체가 큰 손해를 볼 때가 있습니다. 반면에 악을 경계하고 선을 권장하는 한마디가 이 사회를 바르게 인도하는 위력을 발휘합니다. 사기를 북돋우는 칭찬의 소리가 이 사회를 진급시키고 서로 화하게 하는 은혜의 말 한마디가 이 땅을 훈훈하게 만듭니다.

대종사께서는 `남에게 덕을 해치는 해로운 소리를 자주하면 결국 스스로 설 땅을 잃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본인이 평소에 사용하는 말을 관찰해보면 똑같은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엄청나게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내는 소리, 내가 하는 말이 인류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잘 살펴야 합니다. 먼저 내가 정당한 사람인지 살피고, 정당한 사람이 되기를 명심하며, 정당한 사람들과 길이 좋은 소리가 나게 함과 동시에 한마디 말이라도 신중히 하여 온 세상이 은혜 가득하기를 염원해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