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언제 왔더라 … `겨울같지 않은 겨울'
눈 언제 왔더라 … `겨울같지 않은 겨울'
  • 석재동·조준영기자
  • 승인 2019.01.2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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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역 1월 강수량 0.1㎜ … 당분간 눈·비 소식도 없어
미세먼지 공습에 `실외보다 실내' 시민 생활패턴도 변화
등산로·골프장 한산 … 명절 앞둔 지역유통가에도 큰 영향
미세먼지에 덮인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미동산수목원 일대. /충청타임즈DB
미세먼지에 덮인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미동산수목원 일대. /충청타임즈DB

 

“겨울이지만 겨울이 아니다.”

올겨울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한겨울인데도 유난히 포근하고 눈이 없는 마른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미세먼지만 기승을 부리고 있다.

23일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동아시아 부근 상층 공기 흐름이 평년과 비교해 동서방향으로 치우쳤다. 이로 인해 상층 기압골이 한반도 부근으로 남하하지 못하고 북쪽에 치우쳐 통과, 지상 저기압을 발달시키지 못하면서 눈이 자주 내리지 않고 있다.

전국 강수현황을 보면 누적 강수량과 눈이 내린 날은 최근 30년(1989~2018)에 대체로 적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올해 1월 청주지역 누적 강수량은 28.6㎜다. 지난 30년 평균 강수량(43.5㎜) 대비 67%에 머무르는 수준이다. 특히 1월 강수량은 단 0.1㎜에 그쳤다. 눈이 0.1㎝ 이상 내린 날은 3일에 불과했다. 지난 30년(8.2일)에 비해 5.2일이나 적게 내린 셈이다.

눈비 없는 겨울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따뜻한 이동성 고기압 영향을 주기적으로 받아 대체로 맑은 날이 많겠다. 눈비 소식도 없어 건조한 대기상태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기상지청 관계자는 “지상 부근 찬 대륙고기압이 우리나라 서해상과 동해상으로 확장하지 못한 탓에 눈구름대 발생 횟수가 줄었다”며 “1월 말까지 현재와 같은 기압계가 이어지면서 충북지역은 눈이 내리는 날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미세먼지는 그 어느 해보다도 기승이다.

충북보건환경연구원은 이날(23일)도 충북 전역에 초미세먼지(PM 2.5) 주의보를 발령했다.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초미세먼지 시간 평균 농도가 75㎍/㎥ 이상 2시간 지속할 때 발령된다.

이렇듯 마른 겨울이 미세먼지를 더 심화시키고 있다.

최근들어 미세먼지 농도가 역대 최고수준으로 치솟는 등 충북은 최악의 겨울철 미세먼지에 갇혀 있다.

에어코리아의 올해 미세먼지 주의보·경보 발령 내역에 따르면 충북은 주의보 15회·경보 2회 발령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12회보다 발령 횟수가 늘어난 것이다.

이런 이상기온 현상과 미세먼지로 인해 시민들의 생활패턴도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현상이 춥지 않은 날씨에도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한다.

이날 충북지역 대부분의 골프장과 등산로가 평소와 달리 한산했다.

예년 겨울과는 달리 올해는 눈과 한파가 없는 포근한 날씨가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골퍼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상은 골프장이 한산하다. 상당산성 등산로, 무심천 걷기길도 마찬가지다.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실외보다는 덜하지만 실내도 영향이 있다. 재래시장은 물론 대형마트, 백화점, 극장가까지 찾는 손님이 줄었다. 동네의원들은 연일 감기환자로 북적인다.

충북도 보건환경연구원 등 보건환경기관들은 연일 “호흡기나 심혈관질환이 있는 시민은 외출을 자제하고, 부득이하게 실외활동을 해야 할 경우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눈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겨울이 이어지고 있으나 다행히 아직 충북지역은 물 부족 걱정이 없다.

충북도내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저수량은 평년보다 24%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토양에 물이 부족할 경우 땅속까지 수분 전달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농작물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게 된다. 과실수의 경우 겨울 가뭄이 심하면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또 건조한 겨울 날씨 탓에 산불위험이 높아져 도내 각 지자체가 비상이 걸렸다. 충주시 등 각 지자체는 산불방지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취약지역의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석재동·조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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