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의원들께
충북도의회 의원들께
  •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 승인 2019.01.23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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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의 목요편지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충청북도의회가 낸 일간지 광고를 보고 이 글을 씁니다. `163만 도민과의 행복한 동행, 민의동행(民議同行)'이란 광고카피가 제 마음을 흔들었기 때문입니다.

민의동행 참 좋은 말입니다. 도민의 대표기관인 당신들이 의당해야 할 일인데도 이리 마음을 흔드는 건 민의역행을 한 과거 전력 탓입니다. 아무튼 당신들 스스로가 2019년은 `소통하는 의정·공감 받는 의회'를 만들어 도민과 행복한 동행을 하겠다고 지역일간지에 대문짝만 하게 광고했으니, 그것도 주민의 혈세로 광고했으니 반드시 그리해야 할 것입니다.,

주지하다시피 충북도의회는 도민들이 수해를 입어 발을 동동 구를 때 일부 의원들의 부적절한 외유로 지탄을 받은바 있고, 이를 비난하는 국민을 레밍(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같다고 해 전국적인 공분을 산바 있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는 의회였습니다.

그랬던 충북도의회가 11대 원 구성 후 조금씩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됩니다. 우선 의회의 수장인 장선배 의장(3선, 청주제2선거구, 더불어민주당)의 취임 후 행보가 탈권위적이어서 신선합니다. 충북도 의전서열 2위의 신분임에도 자신의 차로 출퇴근하고, 대외행사 때에도 수행원을 대동하지 않는 등 겸손한 처신을 하며 민생중심의 의정, 현장중심의 의정 활동을 펼치는데 앞장서고 있어서입니다.

의회의 신년 화두를 `민의동행'으로 정하고 현장의 합리적인 요구가 정책과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예천군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 중 현지 가이드 폭행사건이 도화선이 되어 지방의회무용론이 확산하고 있는 터입니다.

그 기저에 잿밥에만 관심 있는 얌체 의원, 지역행사 때 자리다툼 하는 볼썽사나운 의원, 쥐뿔도 모르면서 집행부 공무원들 면박 주고 호통치는 무식·무례한 의원, 피감기관 관계자들을 불러 갑질하는 못된 의원, 인사나 이권에 개입하는 브로커 같은 의원, 음주운전하고 성희롱하는 파렴치한 의원 등 참으로 다양한 유형의 의원 나리들의 눈부신 활약상이 있어서입니다. 이런 엉덩이에 뿔 난 의원들로 인해 비난과 불신을 자초하고 무용론까지 거론되니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각설하고 충청북도의회는 전체의원 32명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의원이 28명(지역 26, 비례 2)이고 자유한국당 소속이 4명(지역 3, 비례1)입니다. 집행부의 수장인 이시종 지사도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니 충북은 그야말로 더불어민주당 천지입니다. 감시와 견제기능이 무딜 공산이 큰 구조입니다. 아무튼 당신들은 정당공천을 받고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선량들입니다. 그런 면에서 당신들의 존재와 권위를 인정하고 존중합니다.

하여 노파심에서 세 가지만 당부하고자 합니다. 첫째, 공부하고 연구하는 의원이기를 바랍니다. 바야흐로 지방정부 간의 무한경쟁시대입니다. 충북이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타 지자체 의원들보다 더 똑똑하고 성실해야 합니다. 충북도의 건강성과 경쟁력이 당신들의 양 어깨에 달렸음을 한시라도 잊지 말기 바랍니다.

둘째, 소아를 버리고 대아를 취하기 바랍니다. 도익(道益)에는 여야가 통 크게 한목소리를 내고, 집행부에 대한 시시비비는 각자의 시대정신으로 소신껏 하되 공정의 잣대로 가리기 바랍니다. 충북발전과 지역구발전이 상충할 때는 국익이 지방이익에 우선하듯이 충북발전을 우선하기 바랍니다.

셋째, 임기 4년 동안 나름의 유의미한 의정 활동을 펼치기 바랍니다. 아무개 의원 하면 떠오르는 이를테면 우리말 우리글 지킴이 의원, 저출산 대책, 미세먼지 저감, 예산 절감, 노약자 보호 등의 아이콘으로 의정사에 남도록 말입니다. 도의원 여러분의 건투를 빌며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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