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재정을 투입하는 대규모 신규사업 중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면제할 대상이 다음 주중으로 발표될 전망이다.

정부는 아직 예타 면제 대상사업을 확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광역자치단체별로 1건씩 면제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지난해 11월 17개 광역자치단체로부터 33개 예타 면제사업을 신청받았다. 현재 관계부처와 기획재정부에서 선정 범위를 검토 중이다.

충북은 충북선철도(청주공항~제천) 고속화사업을 1순위, 중부고속도로 남이~호법 간 확장사업을 2순위로 선정해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제출했다.

두 사업 모두 충북도내를 관통하는 사회간접자본시설로 예타 면제를 통해 사업추진이 결정된다면 지역발전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충북만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사업이 아니라 영·호남과 강원도민들의 교통편의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여타 광역자치단체에서 신청한 사업과는 차별성이 뚜렷하다.

두 사업이 충북도의 숙원사업이 된 이유를 살펴보면 이번 정부의 예타 면제 대상 선정이 왜 필요한지를 알 수 있다.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비수도권 사업은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통과가 어렵다. 인구 밀집도가 낮은 충북 등 비수도권에서는 밀집도가 높은 수도권보다 편익비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예타 면세사업 중 비수도권에서 신청했더라도 정치적인 고려는 배제돼야 한다.

사업비 9700억원의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은 전북에서 1순위로 신청했다.

호남에는 이미 무안국제공항, 광주공항, 군산공항 등 3곳의 공항이 운영 중이다. 550만 호남 인구가 이용하기에 충분한 인프라라 할 것이다.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은 가뜩이나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지방공항의 공멸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청주공항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새만금공항이 국가군형발전차원에서 꼭 필요한 시설인지도 의문이다. 국민이 아니라 호남과 충남 일부 주민들만 혜택을 볼 수 있는 시설이다. 충북에서 신청한 두 사업과는 차이가 크다.

충북만큼 정치적 고려의 희생양이 된 곳도 드물다. 국가균형발전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가 충남 연기군과 공주시 사이에 들어서면서 충북은 수도권에 밀집돼 있던 공공기관을 비수도권으로 이전하는 혁신도시 건설사업에서 역차별을 받았다. 세종시와 가깝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혁신도시 건설지역에서 배제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극적으로 성사된 혁신도시 건설에서도 한국전력 등 굵직한 공공기관 이전으로 지역발전의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은 영·호남과 달리 법무연수원 등 상대적으로 파급력이 적은 교육 관련 기관들로 채워졌다.

2000년대 후반 첨단의료복합단지 선정 당시에는 타 지역보다 10년 먼저 바이오산업을 선점한 노력에도 충북으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평가방식하에 대구경북에 이어 차점을 받았다. 당시 이명박 정부의 실세는 누가 뭐래도 영포(영남+포항)라인이었다. 충북 오송이 단독으로 선정돼야 했을 첨복단지가 대구경북으로 쪼개졌다.

이번 정부의 예타 면제 사업선정에서 정치적인 고려는 없어야 한다. 지역에서 원한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이거나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필요한 사업들이 우선 선정돼야 하는 이유는 굳이 많은 설명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석재동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