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 파고드는 칼바람 `골절 주의보'
뼛속 파고드는 칼바람 `골절 주의보'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01.21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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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유연성 저하 … 작은 충격에도 골절상 위험
고위험군 유방암 ·전립선암 환자 각별히 주의해야
재발 가능성 높고 경제적 부담 ↑ … 예방치료 최선

겨울철은 추위로 근육과 인대가 굳어 신체유연성이 떨어지기 쉬워 골절상 위험이 커진다. 겨울철 골절의 위험이 높아지는 대표적인 원인은 낙상이다. 작은 외부 충격에도 뼈가 부러질 수 있는 골절 고위험군인 유방암, 전립선암 환자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 뼈전이 위험 큰 유방암·전립선암 환자 `골절 고위험군'

겨울철 내린 눈이 도로 표면에 코팅한 것처럼 얇게 어는 블랙아이스(black ice) 현상은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낙상을 유발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2017년 50세 이상 중장년층 중 골절로 병원 진료를 받은 사람은 약 243만8000명이다. 전체 골절 환자 5명 중 1명은 11~12월 골절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낙상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골절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뼈로 전이된 암세포 때문에 이미 뼈가 구조적으로 약해져 뼈가 부러지지 않을만한 작은 외부 압력에도 골절이 일어날 수 있다. 이른바 `병적골절'이다.

병적골절의 원인이 되는 질환은 골다공증을 비롯해 골수염, 골종양 같이 근골격계에 발생하는 질환이 있다. 하지만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환자들도 병적골절을 부를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암세포가 뼈로 전이되는 경우는 흔하지 않지만, 유방암과 전립선암 환자는 상대적으로 뼈전이 환자가 많아 골절 위험도 가장 높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연구소에서 진행한 국내 코호트 연구(특정 인구집단을 일정 기간 추적해 특정요인과 질병발생과의 연관성을 연구하는 방법)에 따르면 2003~2011년 신규 유방암, 전립선암 환자 중 뼈전이가 발생한 환자 비율은 17~18%로 위암·대장암(4~5%)보다 3배 이상 높았다. 또 뼈전이 환자 중 골절 이환 비율은 전립선암 18%, 유방암 12%으로 전체 평균(10.9%)을 웃돌았다.



# 골절·뼈전이 유방·전립선암 환자 삶의질↓

유방암, 전립선암에서 유독 뼈전 위험이 높은 이유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긴 생존기간이 유력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유방암과 전립선암의 5년 상대생존율(같은 연령대 일반인과 비교한 5년간의 생존율)은 약 90%에 육박한다. 이처럼 생존기간이 길어진 만큼 재발과 전이를 통해 뼈전이를 경험할 확률도 증가하는 것이다. 실제로 전이성유방암환자와 전립선암환자 4명 중 3명이 뼈전이를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절은 뼈전이 유방암, 전립선암 환자들에게 극심한 통증을 야기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치명적이다. 암세포가 뼈의 파괴를 활성화시켜 골절을 야기하는데, 이런 병적 골절은 원인 질환인 암과 함께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낙상으로 인한 일반 골절보다 회복도 더디다. 이렇다 보니 일상 생활에서 신체 활동의 제한으로 삶의 질 저하와 극심한 우울, 불안감을 경험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뼈전이는 연간 2~2.8회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재발할수록 위중도가 증가하는 사례가 많아 수술치료로 끝나는 게 아니라 장기 입원, 통증 및 재활치료 등으로 경제적 부담도 증가한다. 유럽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척수압박이나 수술치료는 발생 빈도는 낮지만, 평균 치료비 부담이 가장 커 최대 1000만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전립선암 환자, `뼈전이 합병증' 예방 필요

유방암, 전립선암 환자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병적골절, 척수압박, 극심한 통증 등 뼈 관련 질환을 `뼈전이 합병증'이라고 한다. 심할 경우 신경 마비를 일으켜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신체적·경제적으로 막대한 부담을 야기하는 뼈전이 합병증은 예방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일단 뼈전이 합병증이 한번이라도 발생하면 재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안진석 삼성서울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암세포가 뼈로 전이된 암 환자는 골격계 합병증 발생 위험이 매우 높다”며 “우리나라는 아직 골격계 합병증 치료율이 낮은 편으로, 특히 질환 위험이 높은 유방암·전립선암 환자는 골격계 합병증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적극적인 치료와 예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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