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출토 유물 타향살이 우려
충북지역 출토 유물 타향살이 우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9.01.2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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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청주박물관 수장고 포화 … 경주박물관 임시보관 결정
지역문화계 “이관 후 기획 전시땐 경주서 유물 빌려와야”
청주 TP내 유물 수장 기능 갖춘 독립 전시관 건립 시급

 청주지역에서 출토된 다량의 유물들이 수장고 부족으로 외지로 떠도는 신세가 될 전망이다.
문화재보호법상 출토된 매장문화재는 해당 지역의 국립박물관에서 수장하는 것이 원칙이나 현재 국립청주박물관의 수장고 부족으로 유물 수용이 어려워지자, 국립경주박물관 수장고에 임시보관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역유물의 이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주와 220여km나 떨어진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이관하면서 이 과정에서 유물 훼손 우려가 나온다. 또 백제유물을 보관할 곳이 없어 신라를 대표하는 국립경주박물관에 맡긴다는 것은 문화재 인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문화계 인사는 “우수한 유물이 발굴되었는데도 지역에서 보관할 곳이 없어 타지역으로 이관하는 것도 모양새가 안 좋은데 이관을 할 경우 지역에선 유물 전시도 마음대로 하기 어렵다”면서 “만약 이들 유적을 주제로 전시가 기획된다면 경주까지 가서 유물을 빌려와야 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을 활용하려면 제대로 된 전시관 건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출토 유물을 지역에서 볼 수 있도록 마련해야 한다는 견해다.
실제 최근 청주지역에서는 청주 오송읍의 정중리·상봉리·연제리 일대 오송제2생명과학단지와 청주 테크노폴리스 개발 부지 유적(청주 송절동, 화계동 유적)에서 다량의 유물이 출토됐다. 이들 유적은 기원후 3~4세기 대규모 무덤과 집터로 확인되면서 우리나라 삼국시대 초기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유적으로 평가됐다.
오송 유적에서는 선사~근대시기의 유구 2196기가 확인됐는데, 주구토광묘 735기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곳에서는 항아리 속에 담긴 조개껍데기가 발견돼 서해안 지역과 교류한 흔적을 확인했고, 호랑이모양 허리띠 장식은 보물로 지정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테크노폴리스 유적은 1993기의 유구와 8325점의 유물이 확인됐고, 이중 삼국 초기의 무덤 369기와 집터 514기는 삶과 죽음이 공존한 단일 유적으로는 최대의 크기로 확인됐다. 특히 유적은 3~4세기 한성백제가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이전, 지역세력이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청주 역사의 여명기를 밝힐 수 있는 귀중한 유적이란 평가다.
지역역사 연구자는 “두 유적은 청주역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고대사의 단초를 밝힐 수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라며 “또 두 유적에서 확인된 유물은 그 수량이나 뛰어난 문화적 속성은 독립된 문화권으로 설정할 정도로 가치가 높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청주 테크노폴리스 내 건립 중인 전시관은 노출형 유구를 덮는 간이 건물에 불과하고 소규모의 전시 유물 또한 복제품을 놓을 공산이 크다”면서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해당 유물의 귀속권을 결정하는 문화재청의 승인을 받아 유물 수장이 가능한 독립 전시관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지민기자
yea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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