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폭탄·유령 취급 직장 내 따돌림 `도 넘었다'
업무 폭탄·유령 취급 직장 내 따돌림 `도 넘었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9.01.20 2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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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음해 투서 … 충주署 여경 스스로 목숨 끊어
의료계선 `태움' 탓 간호사 자살 사건도 잇따라
잡코리아 설문 … 83.5% `회사 인간관계로 우울증'
이재은 소장 “인권적 차원 접근 … 강력한 처벌해야”
첨부용. /사진=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직장 내 따돌림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관련기사 3면

사내 왕따는 특정인을 업무에서 배제하거나 그 반대로 업무를 아예 몰아주며, 말과 행동에 반응하지 않고, 식사시간이나 회식자리에서 따돌려 유령 취급하는 방식으로 은밀하고 교묘하게 이뤄진다.

피해자들은 이 탓에 극도의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우울증, 공황장애, 대인기피증을 앓기도 한다.

최근 직장 내 집단 따돌림으로 논란이 된 LG하우시스는 고용노동부로부터 개선권고를 받았다.

`LG하우시스 직장 내 집단 괴롭힘 피해자 모임'은 지난해 10월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직 내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근로자 6명으로 구성된 피해자 모임은 당시 기자회견서 “노동조합 집행 간부로 활동하거나 특정 팀원과 친하게 지냈다는 이유로 수년 동안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혔다.

의료계에서는 태움(괴롭힘)으로 인한 간호사들의 자살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영혼이 재가 되도록 태운다'라는 뜻에서 따온 태움은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괴롭힘 등으로 길들이는 규율 문화를 지칭한다.

지난 5일 서울의료원 간호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데 이어 지난 11일에는 간호조무사 실습생이 동료의 괴롭힘 탓에 힘들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앞서 지난해 2월엔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한 간호사가 안타까운 선택을 했고 유가족은 직장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지난 11일 현직 간호사가 작성한 `간호사들을 좀 더 돌아봐주세요'라는 글이 게시돼 현재 4618명(20일 오후 3시 현재)이 동의했다.

현직 간호사라고 밝힌 청원인은 자신도 수없이 많은 태움으로 자살 시도를 한 적이 있으며 날마다 울며 밤을 지새우다 출근한 적도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청원인은 “나는 쓰레기 같은 존재인가 한 사람의 몫도 하지 못하는 내가 살아서 무얼 할까, 저 또한 유서를 써봤고 스스로 자해도 해봤다”고 밝혔다.

충북에서는 충주경찰서 여경이 동료 경찰을 음해하는 무기명 투서를 넣어 자살에 이르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윤 경사는 2017년 7월부터 3개월간 피 경사(사망 당시 38세)를 음해하는 투서를 충주서와 충북지방경찰청에 3차례 보냈다.

윤 경사는 투서에서 `갑질'과 `상습 지각', `당직 면제'등 표현을 통해 피 경사를 동료에게 피해를 주는 당사자로 지목했다.

윤 경사의 투서로 지방청의 감사를 받던 피 경사는 2017년 10월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잡코리아가 직장인 547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83.5%가 회사 우울증에 시달린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우울증으로 시달리는 원인으로는 상사와의 관계(13.6%), 동료·부하 직원과의 대인관계(6.6%) 등 사람과의 관계 때문으로 집계됐다.

이재은 충북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 소장은 “왕따, 따돌림은 우리 사회 거의 모든 조직에 자리잡은 저급한 문화로 집단문화나 행태로 진단하는 것은 도움이 안된다”며 “조직 발전을 저해하고 인간 존엄성을 훼손하는 왕따, 따돌림, 파벌, 인종·나이·성차별 등은 인권적 차원으로 접근해 강력한 법과 규정, 제도화로 처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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