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타령
인생 타령
  •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 승인 2019.01.16 2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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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의 목요편지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인생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을 나열해보았더니 염세적인 단어들 일색이어서 씁쓸했습니다. 고달픈 인생, 허무한 인생, 가엾은 인생, 밑바닥 인생, 초로인생, 인생무상 등이 그것입니다.

삶의 덧없음이 풀잎에 맺힌 아침이슬과 같다하여 초로인생이라 했고, 생로병사의 인생역정 자체가 고해(苦海)이자 고행(苦行)이라 했으니 그럴 수밖에요. 100년도 채 못사는 인생살이인데, 그것도 단 한 번 뿐인 삶인데 그렇게 한 많은 인생을 살다간 선인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저밉니다.

반대로 인생하면 입가에 웃음이 번지는 좋은 단어들도 있습니다. 인생의 전환점, 인생의 황금기, 인생의 절정기, 멋진 인생, 즐거운 인생 등이 그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전환점이 있고 인생의 황금기와 절정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멋진 인생, 즐거운 인생을 꿈꿉니다.

인생 전환점의 시기와 계기는 저마다 다르지만 인생의 황금기와 절정기는 모두가 바로 지금 이 순간입니다. 나이와 관계없이 날마다 인생의 황금기와 절정기를 구가하는 이가 진정 행복한 사람이고, 성공한 사람이며, 복 받은 사람입니다.

요즘은 멋진 인생, 즐거운 인생이 대세입니다. 이왕이면 아름답게 살고, 폼 나게 살고, 사회나 공동체에 알파가 되는 삶을 살기를 원합니다. 남의 눈에 들기 위해서,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마음에 없는 언행을 하고 허세를 부리는 게 아니라 내 맘에 들기 위해, 나답게 살기 위해 자애하고 자족하려 합니다.

인구에 회자하는 인생하면 떠오르는 말과 시를 곱씹어봅니다.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그렇습니다. 가난하게 사는 것보다 부자로 사는 게 편리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행복한 것도 성공한 것도 아니니 물질의 풍요를 탐하지 말고 정신의 풍요를 추구해야 합니다.

프리체는 `인생이란 학교에는 불행이란 훌륭한 스승이 있다. 그 스승 때문에 우리는 더욱 단련되는 것이다'라 했습니다. 불행이란 살면서 겪은 이런저런 실패와 불운들을 이릅니다. 시험에 낙방하고, 실연당하고, 사업에 실패하고,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넘지 못할 강적을 만나 무릎 꿇는 일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젊을 때 겪는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는 말처럼 그런 아픈 경험 등이 쌓여서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납니다.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사람들로도 가득하다'는 헨렌 켈러의 말도 같은 맥락입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삶을 사는 데는 단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기적이 전혀 없다고 여기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모든 것이 기적이라고 여기는 방식이다'라고 말입니다.

그래요. 기적은 마음먹기 입니다. 감사한 눈으로 보면 기적 아닌 게 없습니다. `20대에 당신의 얼굴은 자연이 준 것이지만 50대 당신의 얼굴은 스스로 만든 것이라고 가브리엘 샤넬이 말했습니다. 인품과 경륜은 본인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으니까요.

천상병 시인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고 노래했습니다. 죽음 앞에서도 웃을 수 있는 인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인생살이지만 소풍가듯 즐겁게 살았으면 합니다. 고진감래하는 삶, 감사와 사랑이 충만한 인생으로.

/시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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