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클러스터… 충북 미래가 달려있다
반도체 클러스터… 충북 미래가 달려있다
  • 이천석 충북도 이노비즈협회장
  • 승인 2019.01.09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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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석 충북도 이노비즈협회장
이천석 충북도 이노비즈협회장

 

충북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최근 언론들이 쏟아내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연관된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에 대해 한마디 하고 싶다.

작년 초부터 충청북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용인 일대의 신규 부지를 알아보고 있다는 정보를 알고 입지를 충북으로 눈을 돌리도록 적극적인 구애를 하는 등 애쓰는 모습을 보고 눈물겹도록 안쓰러운 마음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2월 초 산업통상자원부가 2019년 업무보고에서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경기도에 구축하겠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는 언론 기사가 나오는 것을 보고 본인은 또다시 충북이 정부의 관심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심정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언론을 통해 SK하이닉스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하였듯이 아무것도 확정된 것이 없는 상태에서 충북이 이렇게 민감해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충북은 2003년 산업부와 함께 충북의 전략산업으로서 반도체산업을 지정한 후 지속적으로 반도체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2010년에는 산업부(당시 지식경제부)가 판교 테크노밸리와 충북을 연결하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해 놓고 결국 판교로만 정책이 귀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충북은 지속적으로 반도체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기업들의 문전박대를 받으면서도 충북으로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직접 방문을 하던 충북도 공무원들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그런데 산업부가 지자체와의 어떤 협의도 전혀 없이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부품ㆍ소재ㆍ장비 업체들과 논의하여 2019년 보고 자료를 만들었을 것이라는 뉘앙스의 기사를 보면서 지역 기업, 언론, 관계자들이 허탈해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산업부가 2019년 업무보고에서 용인을 언급하여 이제 이 문제는 지역 간 치열한 경쟁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아니나 다를까, 용인시의회는 12월 21일에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용인 유치 결의안”을 채택하였고, 이천시는 본사가 있는 이천에 클러스터를 구축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연한 것 아닌가. 미래 먹거리를 두고 어느 지역이 나몰라라 하겠는가. 지역 간 선의의 경쟁은 나쁘다고 볼 수 없지만 경쟁을 넘어 갈등으로 번지면 일이 꼬이게 마련이다.

또한, 이번 문제의 핵심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지역균형발전이다.

균형발전이라는 프레임에 이 논의를 대입하기 시작하면 본격적인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갈등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모든 비수도권 지역은 이 문제를 국가균형발전을 저해하는 수도권 규제 완화의 대표적 시발점으로 인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정부는 이 문제를 효율성과 수월성 측면보다는 국가 정책의 근간에서 다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SK하이닉스는 새로운 거점을 마련하려고 하는 이유를 어떻게 하면 지역과 같이 살아갈 것에서 찾아야 한다. 과거 하이닉스가 어려움이 있을 때 지역이 보탬을 주고자 손길을 내밀었을 때를 생각해 보라. 이것이 바로 기업과 지역이 공생하는 모습이다.

충북도도 도민들과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공론의 장을 열어 본격적인 경쟁 구도에 참여해야 한다. 다행히도 국토교통위원회에 2명의 충북지역 의원이 있고 이들이 이 문제를 강력하게 저지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믿는다. 그렇다고 충북 도민은 뒷짐만 지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지역 내 산학연 관계자, 도민 모두 나서야 한다. 충북 경제 4% 실현이라는 목표가 아니라, 충북의 미래를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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