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설 땅이 없다...이직도 임시직 전전
고졸, 설 땅이 없다...이직도 임시직 전전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9.01.03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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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직장 상용직 51%… 전문대졸 71.5%·대졸 67.4%
일용직 대졸자보다 3배 · 4회 이상 이직 4배 많아
평균 근속기간 11.1년 … 전문대졸 14년·대졸 14.1년
임금 낮고 일자리 열악탓 … 정부 지원체계 구축 필요
첨부용. /사진=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청소년들이 특성화고를 기피하는 이유가 있었다.

고졸 취업자들은 노동시장에서 다른 학력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장기간의 노동시간 등 열악한 일자리 탓에 이직해도 임시직을 전전하기 때문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김성남 부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이슈 분석 `고졸 취업자의 노동시장 정착 현황 및 과제'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첫 직장이 상용직인 비율은 고졸 취업자가 51.0%인 반면 전문대졸은 71.5%, 대졸은 67.4%로 나타났다. 이직후 현 직장이 상용직인 비율은 고졸은 42.9%로 8.1%p 감소했다. 그러나 대졸자의 경우 현 직장이 상용직인 비율은 73.7%로 6.3%p 증가했다.

현 직장이 일용직인 비율은 고졸자는 5.7%인 반면 전문대졸은 고졸자의 절반인 2.8%, 대졸은 1.8%로 집계됐다. 일용직에 종사하는 고졸자가 대졸자보다 3배 이상 많았다.

2017년 학력별 취업자의 직장 경험 횟수를 보면 이직 경험 비율은 고졸이 54.0%로 나타난 반면 대졸은 38.5%에 그쳤다.

이직 횟수가 4회 이상인 취업자의 학력을 보면 고졸은 17.6%로 나타난 반면 전문대졸은 7.9%, 대졸은 4.5%로 한자릿수에 불과했다. 4회 이상 이직한 비율은 고졸취업자가 대졸 취업자보다 4배 많았다.

학력별 이직 경험자의 첫 직장 평균 근속기간은 고졸 취업자는 평균 11.1년이었다. 그러나 전문대졸은 14.0년, 대졸은 14.1년으로 고졸자보다 3년 더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졸 취업자 중 이직 경험자의 경우 `전공, 지식, 기술, 적성 등이 맞지 않아서(4.2%)'에 응답한 비율이 다른 학력 집단(전문대졸 7.2%, 대졸 9.8%)에 비해 낮은 반면 `일이 임시직이거나 계절적인 일이 완료되어'라는 응답 비율은 6.7%로 전문대졸 4.6%, 대졸 3.2%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충북 도내 마이스터고등학교 관계자는 “마이스터고 취업률이 90%를 넘어도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며 “졸업생들이 5년이 지나도 제자리인 반면 대졸자들은 입사하자마자 5년 경력인 자신들보다 상사가 되는 모습을 보고 허탈해하는 경우를 자주봤다”고 지적했다.

김성남 부연구위원은 “직업계고 학생의 취업률과 마이스터고의 졸업생 취업률이 90%를 기록하며 양적 측면에서 가시적 성과가 있는 반면 고졸 취업자들이 노동시장에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고졸 취업 활성화 정책이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자신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경력을 형성해 나갈 수 있는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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