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에는
2019년에는
  •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 승인 2019.01.0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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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의 목요편지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해마다 송구영신의 계절이 돌아오면 신년 휘호를 그려서 친지들에게 선물하는 친구가 있어요.

청주 마동창작마을에서 그림을 그리는 이홍원 화백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독특한 화풍과 진보적 사고와 언행으로 주목받는 화단의 풍운아이지요.

정성도 정성이지만 그림에 시사하는 바도 많고 보는 재미도 쏠쏠해 받는 이들 대부분이 표구해서 직장 사무실이나 집 거실 등에 걸어놓고 봅니다.

며칠 전 송년모임에서 받은 신년 휘호엔 그의 특유의 강열한 필치로 흑돼지 3마리가 힘차게 뛰어가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새해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 하시길 홍원'이라는 글귀와 낙관과 함께.

마치 금년은 돼지해이니 그림 속 돼지처럼 `잘 먹고 잘 살아'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 같아 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아무튼 2019년 기해년(己亥年) 돼지해가 밝았습니다. 그것도 상서롭기 그지없다는 황금돼지해라 사뭇 기대가 큽니다.

기해년이 황금돼지 해라 불리는 이유는 천간의 기(己)가 토(土)에 해당하는 색으로 노란색과 황금색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주지하다시피 돼지는 12간지의 열두 번째인 마지막 동물입니다.

게으른 동물이라는 편견이 없진 않지만 누울 자리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대소변도 가릴 줄 아는 영리한 동물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하늘에 바치는 신성한 재물이자 복의 근원으로 특히 집안에 부와 다산을 가져다주는 길상의 동물로 여깁니다.

작금에도 `돼지꿈'은 누구나 한 번쯤 꾸고 싶은 꿈 중의 꿈이듯이 말입니다.

그래요. 2019년은 황금돼지해인 만큼 대한민국의 청춘남녀들이 결혼도 많이 하고, 황금돼지 띠인 기해생 아이들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날마다 태어나 그들이 내뿜는 고고성으로 시름 많은 대한민국에 기쁨과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여 우리 사회에 드리워진 저출산의 어두운 그늘이 조금이라도 걷힌다면 더없는 축복이 되겠지요.

저에게도 새해 두 가지 큰 소망이 있습니다.

그 하나는 국가와 민족이 소망스러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남과 북의 당국이 남과 북의 끊어진 철도를 연결하기 위해 노후한 북쪽의 철도를 개·보수하려 함과 같이 73년간 단절된 남과 북에 끊겨진 소통과 평화의 다리가 튼튼하게 복원되었으면 합니다.

그리하여 천만 이산가족의 한이 풀리고, 남과 북의 주민들이 전쟁과 핵폭탄의 공포로부터 벗어나 민족 공생번영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더는 7천만 민족이 남북대치에 인질이 되거나 정권의 노예가 되는 불행한 일이 없이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말입니다.

다른 하나는 저와 인연 맺은 모든 사람들이 맺은 인연에 감사하며 건강하게 웃음꽃 피우며 사는 것입니다.

인연을 거꾸로 하면 연인이 됩니다. 맺은 인연을 연인처럼 소중히 하면 척질 일이 없습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으니 분란이 생기고 심지어 서로의 가슴에 비수를 겨누는 원수가 됩니다.

연인처럼 호연으로 사는 것 어렵지 않습니다.

지난주에 띄운 송년편지처럼 `덕·감·사·행'하며 살면 됩니다.

당신 덕분에, 친구 덕분에, 아우님 덕분에, 그대 덕분에 오늘의 내가 있다고.

혹여 서원해진 사람이 있다면 그때 당신이 내게 준 시련과 아픔이 지나놓고 보니 모두 보약이 되었음을 이제야 아는 아둔함을 용서하라고 먼저 말하세요.

그래서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고, 지금은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말입니다.

당신이 있어, 친구가 있어, 아우가 있어, 그대가 있어 정말 행복하다고 속삭이세요. 그럼 정말 행복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생각하면 80억 명이 넘게 사는 지구촌에서 인연되어 산다는 건 여간 큰 축복이 아닙니다. 모두 돼지꿈 꾸시고 대박 나는 2019년 되세요.

/시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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