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교육원 `꿈의 집'으로 초대합니다
진로교육원 `꿈의 집'으로 초대합니다
  • 강석범 청주 산남고 교사
  • 승인 2019.01.0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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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강석범 청주 산남고 교사
강석범 청주 산남고 교사

 

2000년 `유럽문화 답사'라는 혼자만의 거창한 타이틀을 가슴에 새기고 프랑스 파리로 떠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미술을 전공했기에 루브르나 오르세이, 퐁피두센터는 물론 영국에 가서도 대영박물관을 비롯해 미술관 따라잡기에 열을 올릴 때쯤, 영국에서도 유명한 데이트 미술관에서 겪었던 잔잔한 충격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당시 미술관에서는 상설전시 외에도 다양한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세계 대륙별 대표국가 부스전과 함께 유명작가 개인부스 특별전이 동시에 열리고 있었습니다.

모든 부스는 미술관 측에서 초청한 것으로 중국관의 경우 규모가 어마어마했습니다. 아쉬웠던 점은 대한민국전시관이 없었다는 것이었지만 더 충격은 백남준이란 비디오아트 작가였습니다. 대한민국전시관은 없었지만 백남준관은 규모가 어마어마했고, 관객들이 몰려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최고의 인기관이었습니다. 위대한 예술가 한 명이 각 대륙을 대표하는 나라와 어깨를 같이하고 있다는 문화적 사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얼마 전 청주에서 대단한 문화적인 경사가 있었습니다. 세계적 설치미술가 강익중 작가가 충북 학생 9100명과 함께 만든 초대형 작품 `꿈의 집'이 충북진로교육원에 설치됐습니다. 1994년 휘트니스 미술관에서 백남준과 `멀티플 다이얼로그'전을 열면서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강 작가는 1997년 베네치아비엔날레에 한국대표로 참가해 특별상을 받았고 1999년 독일의 루드비히미술관에서 선정한 `20세기 미술작가 120명'에 선정됐습니다. 최근에는 한글 작품을 제작해 전 세계 각지에 전시하거나 기증해 나가면서 우리나라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백남준 이후 국제무대에서 `한국을 빛내는 설치미술가'라는 타이틀을 받을 정도로 국제적 작가로 인정받는 강 작가가 청주 출신이라는 점과 그가 고향의 학생들과 `꿈'이라는 주제로 공동 작업을 했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입니다.

이번에 설치된 `꿈의 집' 작품은 변의 길이가 3인치(7.6㎝)인 정사각형 타일 1만4729개를 모자이크 형식으로 벽에 붙여 집 모양으로 만든 것으로 가로 5.7m, 세로 11.1m, 높이 7.3m의 규모로 건립됐고 타일 9100개에는 충북 초·중·고교 학생들의 그림이 1021개에는 강익중 작가의 한글과 달항아리 그림이, 4608개에는 좋은 글귀가 담겨 있는 조형물이자 꿈의 집입니다.

학생들의 작품은 자신이 꿈꾸는 세상을 주제로 연필이나 물감 등으로 그린 뒤 코팅한 그림으로, 평소 꿈이라는 주제를 강력한 테마로 생각하는 강 작가의 컨셉과 일치시켜 작품 이름을 `꿈의 집'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강익중이라는 작가가 뭐 그리 대단해서 유난을 떨지요?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 강 작가는 우리가 체감하는 것 이상으로 국제무대에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는 명성 있는 예술인입니다. 그가 백남준 선생님처럼 세계 미술사에 족적을 남길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국제적인 작가 중 한 명이란 사실은 분명합니다. 그런 작가가 우리 지역 아이들과 같이 작품을 제작하고 그들의 꿈을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은 꿈같은 일이지 않나요? 강익중 작가의 훌륭함을 응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를 통해 강익중을 넘어서는 위대한 큰 꿈을 그리는 우리 아이들을 힘껏 응원하면서 독자 여러분을 진로교육원 `꿈의 집'으로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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