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행복의 진실
도민행복의 진실
  •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 승인 2018.12.3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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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여는 창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숫자는 많은 것을 알려준다. 복잡한 사회 현상도 수(數)로 설명하면 개념이 명확해진다. 정치인들의 지지율, 미세먼지 농도, 수출량, 사람 수, 국민소득과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이런 이유로 정부와 자치단체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자신들의 성과를 숫자로 발표하기를 좋아한다. 독립연구자로 살아가는 필자가 하는 일의 대부분은 사회현상을 숫자로 바꾸어 분석하는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數가 주는 의미를 올바르게 해석하는 것이다. 자칫하면 數가 현상을 왜곡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연구결과에 대한 올바른 해석과 의미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필자는 충북참여연대 사회조사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나름의 지식과 경험을 이용해 지역사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시민활동이다. 사회조사연구소는 2012년부터 매우 독특한 일을 시작했다. 도민의 행복을 측정하고 분석하여 매년 `도민행복지수'를 발표하는 것이다. 시민단체가 한 분야에 대한 관심을 두고 지속적인 종단 연구를 수행하는 일은 매우 드물고도 힘든 일이다. 정부와 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지 않는 가운데 시군 전체를 대상으로 한 행복지수 조사사업을 7년간 지속한 것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도민 행복에 관한 많은 양적 데이터들이 축적되었고 다양한 분석이 가능하게 되었다.

2018년을 살아온 도민들이 느낀 행복감의 평균은 62.0점(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62)이다. 62.0점의 의미는 도민의 62% 정도가 행복하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행복지수를 처음 조사한 2012년 점수가 58.0이었고 이후 56.1 > 57.1 > 59.7 > 59.4 > 58.7로 변한 것을 고려하면 조사 이후 처음으로 60점대에 진입했고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도민들은 정말 더 행복해졌을까?

2018년 행복지수 조사는 예년과는 다르게 시행되었다. 2017년까지는 시군별 자원봉사자들이 인구수를 기준으로 할당된 비율에 따라 직접 설문조사를 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다가 올해는 SNS를 이용한 온라인 참여방식으로 조사방법이 바뀌었다. 앞으로 천 명 정도의 행복패널을 만들어 같은 대상에게 반복적으로 행복지수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조사방법이 바뀌다 보니 응답자들의 특성에 변화가 생겼고 이 변화가 행복지수에 영향을 준 것이다. 변화의 주된 요인은 70대 이상 노인세대의 비율 감소와 저소득계층이 줄어든 것이다. 지금까지 연구결과로 볼 때 이 두 계층의 행복지수가 제일 낮았었는데 이들이 감소함으로써 행복지수가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행복지수가 상승한 것이다. 응답자들의 변화를 고려하더라도 행복지수가 60점대에 진입한 것은 분명하고 이는 매우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많다. 행복지수는 상승했지만, 행복 계층 간 편차는 더 늘어났다. 행복의 양극화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청년세대의 행복지수는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이 칼럼을 통해 도민행복지수 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를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지역사회가 더 행복해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제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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