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 일손봉사의 정체성에 대한 소고
생산적 일손봉사의 정체성에 대한 소고
  •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
  • 승인 2018.12.23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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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

 

충청북도에서 전국 최초로 시행하고 있는 생산적 일손봉사는 일할 능력이 있는 도시민 및 자원봉사자 등이 일손이 부족한 농가와 중소기업의 생산적 일자리 현장에서 소정의 실비(1일 4시간, 2만원)를 받고 자발적으로 일손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농가,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에 크게 기여함은 물론 전국적 모범사례로 소개되고 있으나 일부에서 새로운 일자리사업으로 오해하거나 기존 자원봉사활동의 하나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 생산적 일손봉사의 차별성, 당위성, 그리고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생산적 일손봉사의 정체성에 대해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생산적 일손봉사의 정체성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이 기존 일자리사업 및 자원봉사활동, 공유경제 등과의 상관관계를 통해 좀 더 구체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생산적 일손봉사는 기존 노동시장을 침해하지 않는 확장된 개념의 사회봉사활동이며, 기존 자원봉사활동 개념에 엔진역할인 소정의 실비를 제공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생산적 일손봉사는 1일 4시간 참여로 한정하고 있어 노동시장 침해 논란에 대해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둘째, 직접적 일자리창출 사업은 아니지만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한다. 생산적 일손봉사 참여를 통해 귀농귀촌으로 연결되거나 중소기업 정규직원 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인큐베이팅 역할을 한다. 즉,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환경 및 여건을 조성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하겠다.

셋째, 유휴자원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공유경제 및 상생경제의 실천적 수단이다. 도시민 등의 유휴인력 및 여가시간 일부를 일손이 필요한 생산활동에 투입 활용하여 노동의 가치를 높이는 공유경제의 새로운 접근방안이며, 도시민에게 사회봉사활동의 기회를 제공하여 성취감을 고취시키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일석이조의 도·농 상생경제 모델이다.

넷째, 건전한 생활공동체 기반 문화운동의 일환으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공동체가 추구하는 호혜, 나눔, 배려 등의 가치는 생산적 일손봉사가 추구하는 가치와 다르지 않아, 정부가 수행하는 정책 및 사업을 보완하는 자원으로 활용되며, 공동체의 목적, 대상, 영역 등에 따라 지역여건에 맞는 공동체를 기반으로 생산적 일손봉사의 기본 가치 실현을 위한 문화운동으로 확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대적 의미에서 노동가치를 재조명한다. 노동의 가치는 신성하고 모든 부의 근원이라는 고전적 노동가치를 현대적 관점에서 재조명하며 도시민 등의 일부 여가시간을 보다 생산적인 활동에 이용하는 것에 의미와 노동의 가치를 부여하여 노동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도시민 등의 유휴노동력 등을 생산적인 곳에 활용하는 생산적 일손봉사 정책을 복지형 일자리 또는 여가형 일자리 정책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유연성도 지니고 있다.

지금까지 생산적 일손봉사의 정체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정리해 보면, 생산적 일손봉사는 일할 능력이 있는 지역의 유휴인력이 농가와 기업의 생산적 일자리 현장에서 일정액의 인센티브를 받고 자발적으로 일손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따라서, 저성장 고비용 시장경제의 대안경제로서 공유, 상생, 사회적 경제를 지향하는 실천방안 사업이며, 자원봉사를 기반으로 생산적 여가의 노동 가치 제고와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하는 사업으로서 생산적 일손봉사의 정체성을 인식하고 더욱 확산시켜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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