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물·곰팡이·주차난 … 아파트도 `고령화'
녹물·곰팡이·주차난 … 아파트도 `고령화'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8.12.16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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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식 충북 17.5년·대전 19년 … 은퇴 연령
결로·누수 등 삶의 질 저하-안전성 문제 야기도
재건축 딜레마 … 집값 ↑·저소득층 최후 보루 옛말
첨부용.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지어진지 40년이 되어가는 한 아파트 단지에 차량들이 주차해 있다. 노후화된 아파트의 문제는 녹물, 결로 현상으로 인한 곰팡이, 주차 부족과 외벽에 금이가고 이따금 시멘트 덩어리가 떨어지는 등 삶의 질과 안정성 모두 문제가 생기고 있다. 인구주택총조사(2015년)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20년이 되면 전국 노후주택 375만호가 지어진지 30년을 초과하며 이후 우리나에서 가장 아파트가 많이 올라간 1990년대에 건축된 551만9000호의 주택이 10년간 30년을 맞이해 우리나라 아파트 평균수명이 31년인 점을 감안하면 교체 나이가 가까워지고 있다. 2018.12.16. /뉴시스
첨부용.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지어진지 40년이 되어가는 한 아파트 단지에 차량들이 주차해 있다. 노후화된 아파트의 문제는 녹물, 결로 현상으로 인한 곰팡이, 주차 부족과 외벽에 금이가고 이따금 시멘트 덩어리가 떨어지는 등 삶의 질과 안정성 모두 문제가 생기고 있다. 인구주택총조사(2015년)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20년이 되면 전국 노후주택 375만호가 지어진지 30년을 초과하며 이후 우리나에서 가장 아파트가 많이 올라간 1990년대에 건축된 551만9000호의 주택이 10년간 30년을 맞이해 우리나라 아파트 평균수명이 31년인 점을 감안하면 교체 나이가 가까워지고 있다. 2018.12.16. /뉴시스

 

한때 저소득층의 주택부족문제를 해결하는 방편이었던 아파트가 은퇴연령이 되면서 노후화에 따른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16일 한국감정원의 부동산 시세정보서비스 `부동산테크' 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 연식은 19년 8개월(19.7년)로 집계됐다. 서울은 빠르면 내년쯤 전국에서 가장 먼저 20년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대전(19년), 인천(18.6년), 전북(18.5년), 광주(18.4년), 부산(18.4년), 전남(17.7년)이다.

충북은 대구와 함께 아파트 평균연식이 17.5년으로 나타났다.

아파트는 주택부족문제를 위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우리 사회에서 가장 보편적인 주거형태가 됐다.

하지만 아파트 단지들이 본격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 지어진 단지들은 은퇴연령에 가까워지고 있다. 안전성은 물론 입주민들의 삶의 질을 놓고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호재가 집값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이도 저도 못하는 `딜레마'상황이다.

이미 주택 노후화 문제는 잠재된 `시한폭탄'이다. 인구주택총조사(2015년)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20년이 되면 전국 노후주택 375만호가 지어진 지 30년을 초과하며 이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파트가 많이 올라간 1990년대에 건축된 551만9000호의 주택이 10년간 속속 30살을 맞는다. 우리나라 아파트 평균수명이 평균 31년인 점을 감안하면 교체 나이가 가까워지고 있다.

노후 아파트 입주민들은 고된 삶을 호소한다.

청주 서원구에 있는 28살짜리(1989년 준공) A아파트는 최근 들어 녹물이 나오는 경우가 잦아졌다. 겨울이 되면 베란다에 결로현상으로 물방울이 맺히고 곰팡이가 피는 것은 연례행사다.

이 아파트 인근의 B아파트는 25살짜리(1992년 준공)는 베란다의 샤시를 교체하는 입주가구들이 늘고 있다. 노후 아파트의 베란다가 태풍이나 강풍이 불 때마다 안전사고가 우려돼 일부 입주민들이 교체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화장실, 우수관 등에서 종종 누수현상이 발생해 아래 위층 간 분쟁이 발생하기도 했다.

1990년대에 건축된 아파트들은 공통적으로 주차공간이 협소하다. 그러다 보니 이중주차가 일상화되는 등 주차전쟁을 하고 있다.

이처럼 노후아파트에 거주하는 서민들이 고단한 삶을 영위하고 있지만 새 아파트 이전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노후 아파트를 팔아서 새 아파트로 가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재건축에 대한 희망을 걸어보지만 기간이 많이 소요되고 집값도 뛴다.

A아파트의 사는 김모씨는 “아파트가 오래돼 배관에서 녹물이 간혹 나오고 있다”며 “가족 건강을 위해 정수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B아파트의 박모씨는 “아파트 준공시점에는 자동차가 많지 않아 가구당 1대로 주차면을 확보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아파트는 주차 전쟁 중”이라고 토로했다.

청주 흥덕구의 C아파트는 엘리베이터의 잦은 고장이 입주민들을 괴롭혔다. 급기야 엘리베이터를 교체하기는 했지만 보수가 잦아 불안하기는 여전하다.

또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도 지진의 영향권 안에 들어갔지만 1988년 이전 건축물은 내진설계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기에 지어진 것이다.

지역부동산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가 고도성장을 하면서 주거방식을 변화시키고 있지만 아파트 자체는 20년째 그대로 있어 입주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노후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재건축이라는 방식을 통해 탈출구를 찾지만 그마저도 집값이 뛰면서 최후의 보루가 사라지고 있다”며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가 적극 나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재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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