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치르느라 정신이 없었던 봄과 여름을 지나 어느새 가을이 끝나가고 계절은 겨울로 접어들었다. 지방선거가 끝난 후부터 가끔씩 주위에서 선거도 끝났는데 선관위는 무슨 일을 하는지 물으시는 분들이 계신다.
요즘 선관위는 내년 3월 13일에 시행하는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준비 하느라 분주하다. 선관위에 걸려오는 전화들은 이와 관련한 문의가 주를 이룬다. 그 외에 아파트 대표자 선거와 관련하여 전화 문의를 해오거나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 아파트 대표자 선거 관련 문의는 해당 아파트의 대표자 선출 과정이 불투명한 것 같은데 해결 방안은 없는지를 묻는 경우가 많다.
선관위가 지방선거,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를 관리한다는 것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하지만 선관위가 관리·지원하는 선거는 이러한 공직선거에 국한되지 않는다. 선관위는 조합, 학교, 직장, 아파트 등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생활주변선거도 관리·지원하면서 민주적이고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대표자 선출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와 같은 공적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개인과 밀접하게 관련된 생활주변 영역에서도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생활주변선거는 공직선거에 비해 아직 제도가 정비되지 못했고 구성원들의 관심도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때문에 선거 관리와 관련한 갈등이 빈번하게 제기되고 있고, 낮은 투표율로 인한 대표성의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선관위는 생활주변선거에서의 이러한 문제점을 공정하면서도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온라인 투표시스템 `케이보팅(K-voting)'을 개발했다.
기존 투표가 현장 투표소에 가서 신분증으로 본인 확인을 거친 뒤 투표용지를 받아 진행했던 것과 달리, 케이보팅은 PC나 스마트폰에서 임의 생성된 개별 URL을 클릭해 보안문자나 휴대폰 본인인증 입력만으로 어디서나 즉시 투표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온라인 투표라는 점은 생활주변선거에서 시간적·장소적 제약으로 인해 투표소에 갈 수 없어 투표를 포기했던 선거인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편리하게 투표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편리한 접근성은 투표율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투표율이 상승하면 그간 민간부문 선거에서 지적되어 온 대표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실제 케이보팅을 도입한 기관·단체들에 의하면 도입 이전 10~20%였던 투표율이 50~60%까지 상승했다고 한다.
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시스템을 이용함으로써 선거과정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투표 당사자 사이의 첨예한 갈등으로 인한 대립과 불복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했다.
신청방법도 어렵지 않다. 케이보팅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중앙선관위 온라인투표 시스템에 접속해 이용신청서를 작성하고 관할 선관위에 증빙서류 등을 제출해 승인을 받은 후 수수료를 납부하면 된다.
민주주의는 시민의 참여만큼 자란다. 시민의 참여는 생활 속 작은 선거에서부터 실천되어야 한다. 앞으로 많은 선거인들이 편리하고 공정한 온라인 투표시스템 `케이보팅'을 이용하여 생활 속 민주주의 실현에 보다 많이 참여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