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녀 vs 한남충
김치녀 vs 한남충
  • 김원섭 청주시 도시개발과 주무관
  • 승인 2018.12.03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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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김원섭 청주시 도시개발과 주무관
김원섭 청주시 도시개발과 주무관

 

요즘 뉴스 기사를 보면 `메갈', `한남충'등과 같은 낯설고 자극적인 단어들이 눈에 띈다. `메갈'은 남성 혐오 사이트인 `메갈리아'를 뜻하는 말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 `메르스 갤러리'의 이용자들이 노르웨이 여성주의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에 빗대 표현한 것에서 비롯됐다. 최근에는 메갈리아 이용자들뿐 아니라 남성 혐오자, 래디컬 페미니즘 성향을 가진 사람 등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한남충(蟲)'은 한국 남성 전체를 싸잡아 비하하는 속어로, `한국 남자+벌레'의 줄임말이다.

이런 자극적인 표현들은 성(性) 대결을 넘어 젠더(gender) 혐오로 번지고 있다. 남성은 여성을 `김치녀'등으로 비하하고, 여성은 남성을 `한남충'으로 비하하는 등 서로 대결 국면을 벌이고 있다.

`메갈'은 여성 우월주의 `페미니스트'가 남성과 여성의 평등을 추구한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일부 여성 우월주의자가 불리하면 다 여성 혐오라고 불편해하며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하는 데 있다. 최근 이슈가 된 이수역 폭행 사건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아서 발생한 쌍방 폭행일 뿐이다. 하지만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짧은 머리에 화장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이 글을 게시하며 쌍방 폭행이 젠더 혐오로 포장된 상태다.

이러한 여성 혐오, 남성 혐오와 같이 서로의 성에 대한 혐오와 비난, 폭력 등은 이미 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이 세상은 남성과 여성이 모두 존재해야만 한다. 필수 불가결한 존재이다. 어느 하나의 성(性)만 살아갈 수는 없다. 남성과 여성은 서로 도우면서 살아야 할 공존의 대상이지 서로를 적으로 여기면 안 된다.

`페미니즘'이란 모든 생활 영역에서 남성의 권리와 동일한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운동 또는 이론이다. 유럽의 `페미니즘' 운동은 19세기에 여성 참정권 운동에서 시작돼 그 역사만큼 오늘날 많은 나라에 정착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몇 년 전부터 `페미니즘' 운동이 시작돼 아직은 `페미니즘'이 정착하는 과도기적 단계이며 젠더 혐오 현상 역시 페미니즘의 올바른 정착을 위한 과도기적 현상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남녀평등'의 사전적 의미는 남녀의 성(性)에 의한 차별을 하지 않는 것, 즉 남녀의 사회적 지위·권리·의무·대우 등에 있어 평등한 것을 말한다.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이유는 현실적으로 분명히 남녀 차등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과는 달리 아직까지 유교사상이 사회 깊게 자리 잡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현실적으로 여성들에 대한 차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의식이 하루아침에 개선될 수는 없을 것이다. 올바른 `페미니즘'의 정착을 위해서는 남성과 여성은 서로의 성(性)을 존중해야 하며, 그릇된 비방을 통한 젠더 혐오는 자제해야 한다.

남녀평등과 젠더 혐오를 서로 혼동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를 `이갈리아의 딸들'에 빗대 메갈리아의 딸들로 부른 여성들은 `이갈리아(Egalia)'가 평등주의(egalitarian)와 유토피아(utopia)의 합성어이며 그들이 꿈꾼 건 남녀가 평등한 세상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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