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어느 고등학교에 보낼까
내 아이를 어느 고등학교에 보낼까
  • 유재호 진천 이월중 교장
  • 승인 2018.12.0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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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호 진천 이월중 교장
유재호 진천 이월중 교장

 

충북도내 인재의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하여 자립형사립고등학교를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도교육청은 일반고등학교를 내실있게 변화시켜 나가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맞서고 있다.

새로운 고등학교를 설립해야 하는가의 주제는 행정기관과 압력단체의 입장을 벗어나서 학부모의 눈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자녀가 중학교에 다니면 학부모는 `내 아이를 어느 고등학교에 보낼까'를 고민한다.

최초의 고민은 `내 아이는 어느 계열의 고등학교군에 지원하여야 할까'이겠다. 인문고등학교 계열인지, 실업계열인지, 아니면 특수목적고등학교인지를 자녀의 성적과 적성을 중심으로 십 년 후의 미래를 나름대로 예측하면서 결정해야 한다.

진학하고자 하는 계열이 결정되고 학교까지 예측된 후에는 `등하교가 수월한가'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자녀가 걸어서 등하교할 만한지, 통학 봉고차를 이용해야 할지, 혹시 학교 학부모회에서 통학버스를 운영하지는 않는지, 그도 아니면 부모가 승용차로 출퇴근하며 자녀를 등하교시켜주어야 할지 등등, 갑자기 고민의 가짓수가 많아진다.

세 번째의 고민은 `내 아이가 학교 기숙사에 입소할 수 있을까'이었다. 성적 중심 선발과 거리 중심 선발 두 가지 방법 중 어느 방법으로 지원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입학 이후의 일도 벌써부터 고민하게 되는데, `내신성적을 우등하게 받을 수 있을까', `방과후 교육활동이 대입에 보탬이 되는가', `함께 입학한 동료들과 잘 지낼 것인가' 등이다. 또한 지금까지의 조건이 아무리 좋더라도 다시 고민하게 되는 학교들이 있다. `스쿨 미투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확률이 높은 학교는 아닐까', `성적비리가 있었거나 있을 수 있는 학교는 아닐까', `학교폭력 사안이 지금까지 많아 앞으로도 발생할 여지가 다분하지는 않을까'등이다.

지금까지 학부모의 입장에서 자녀의 고등학교 입학에 대한 고민을 생각해 보았다. 어느 고민도 새로운 학교가 설립된다고 해서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학부모의 고민을 더 줄여보자면, 고등학교 근거리 배정의 엄밀한 준수, 고등학교 기숙사의 수용인원 확대, 스쿨미투 예방 노력, 공정한 내신성적 산출, 학교폭력 예방 노력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고민도 너무 많다. 또 다른 고민을 덧붙일 필요는 없다. 신설 사립 고등학교의 설립은 마치 혹부리 영감이 혹 떼려다 또 다른 혹을 붙이는 모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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