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정의 안전, 스스로 지켜야
내 가정의 안전, 스스로 지켜야
  • 박용현 진천소방서장
  • 승인 2018.11.2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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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현 진천소방서장
박용현 진천소방서장

 

가을인가 싶더니 겨울의 문턱에 들어섰다.

우리는 아직 가을을 보내 줄 이유가 충분치 않아 당황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따뜻한 겨울나기 준비를 서둘러야 하는 어려운 경제적 여건 속에 있는 시민들은 더 그러할 것이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문화, 정보, 지식 등 고퀄리티 콘텐츠에 접근하는 기회도 함께 구분되는 현실에 처해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런 현상들에 대해 인정하기는 싫지만 수긍할 수밖에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생명과 직결된 안전의 문제라면 어떨까 ?

경제적 약자가 안전 약자가 되는 현실!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안전에 관한 것은 빈부, 남녀노소, 지위고하 등 어떤 차별도 없이 공평하게 부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사회안전망을 촘촘하게 짜고 내실있게 운영해 시민들이 안전한 생활을 영위하게 하는 것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이기도 하다.

하지만 직접적인 재난 상황에서 국가나 지자체가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 주지는 못한다.

다시 말해 우리 집에 화재가 발생해서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까지는 스스로 생명을 지켜 내야 한다는 것이다.

화재는 `5분 싸움'이란 말이 있다. 5분 이내에 목격자가 어떤 행동을 하는가에 따라 그 피해의 정도는 사뭇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용 기초소방시설인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가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초기화재에 소화기 1개는 소방차 1대와 맞먹는다는 말이 있다.

화재를 초기에 진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여실히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우리의 소중한 생명을 지켜 줄 것이다.

화재로 연기가 발생하면 비상경보를 발령해 깊은 잠에 빠져 있던 누구라도 쉽게 피난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정말 필요한 소방시설이다. 그러나 소규모 연립, 다세대, 다가구와 단독주택 둥의 경우에는 아직도 미설치된 곳이 많다.

단독경보형 감지기 설치의 필요성에 따라 2012년 2월 소방관련법에 의무조항으로 신설되었으나 현재 전국적으로 50%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도 그것은 시민들의 안전불감증이 한몫한 게 아닌가 싶다.

`나는 아니겠지'하는 생각은 더 큰 아픔과 슬픔을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것을 잊지 말길 바란다.

오늘도 전국의 소방공무원들은 단 한 사람의 생명도 헛되이 잃지 않기 위해 주택용 소방시설인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 조기 설치완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더 솔직해지자면 우리 가정의 기초 소방시설 설치는 일면 공공의 영역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소방에서도 지속적으로 홍보해 나가겠지만 우리 가정에서 야기되는 안전을 위협하는 것들에 대한 1차적인 대비는 스스로 해야 하지 않겠는가 ?

시민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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