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 물렀거라 … 친환경 물병 ‘오호’
미세플라스틱 물렀거라 … 친환경 물병 ‘오호’
  • 김태선 교감 충북과학고
  • 승인 2018.11.2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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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김태선 교감 충북과학고
김태선 교감 충북과학고

 

“세상에, 봤어요? 그 프로그램?”

“새들이 플라스틱이 먹이인 줄 알고 먹고 죽어서…”

“뱃속이 전부 플라스틱 조각이더라고요. 쯧쯧…”

얼마 전 KBS 스페셜에서 `플라스틱의 역습'이 방송되었다.

세월이 지날수록 잘게 부서져서 플라스틱인지 먹이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작아진 미세플라스틱을 어패류들이 먹게 되면…. 어느 날 우리 집 식탁 위에 올라오게 된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이러한 진행 속도가 미래 어느 날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돗물도 못 믿어서 사먹는 생수, 깨끗해 보이는 생수가 환경오염에 이미 노출돼 있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유명한 생수 에비앙 등 200여 종을 대상으로 뉴욕주립대에서 연구한 결과, 약 93%의 제품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전 세계 1위인데다가 재활용하려고 해도 생산된 제품 대부분이 다른 재질과 섞여 있어 재활용도 어렵다.

이런 어두운 현실에 그래도 반가운 소식이 하나 들려온다. 미세플라스틱을 대체할 친환경 물병이 개발됐다는 소식이 들린다. 비눗방울처럼 생긴 캡슐형 물병 `오호(Ooho)! 얇은 막 안에 생수가 들어 있는데 그냥 통째로 입 안에 넣으면 된다. 이 물 캡슐의 얇은 막은 식용 해조류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들어져 있어 먹어도 되고, 버려도 4~6주가 지나면 자연 분해된다. 물 캡슐 오호는 영국 왕립예술학교 학생 3명이 미국에서 5분 동안에 버려지는 페트병의 개수가 200만 개를 넘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개발을 시작했다. 오호는 이중막으로 되어 있는데 바깥쪽 막은 먹어도 되고, 버려도 자연분해되며, 안쪽 막은 젤 형태로 되어 있어 위생적으로 물을 보호하도록 되어 있다.

오호의 장점은 가격이 페트병보다 저렴하고 가벼우며 환경 친화적이라는 점이다. 얼마 전 영국에서 열린 런던 해로우 마라톤에서는 선수들에게 일회용 페트병 대신 오호를 제공했다. 그런데 오호는 단점도 있다. 먹다가 남길 수가 없다. 한번 사용하면 모두 먹어야 한다. 또한 운반과 보관이 어렵다. 현재 오호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또한 친환경 물병 오호를 만들기 위한 실험이 과학교육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알긴산나트륨과 젖산 칼슘을 사용해 만들어지는 오호는 알긴산염과 칼슘이 만나 젤 형태의 막을 형성하여 물을 보관할 수 있게 된다. 알긴산염은 해초류에서 추출할 수 있으며, 젖산 칼슘은 식품의 칼슘 강화제로 사용되므로 인체에 무해하다.

친환경 물 캡슐 오호는 현재 몇몇 분야에서 플라스틱 대체재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모든 플라스틱 제품을 대체할 날을 기대해본다. 생일을 맞은 친구에게 오호로 포장된 미역국을 배달하고, 물 캡슐 오호에 들어 있는 각종 음료수가 입속에서 터지는 기쁨도 누려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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