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시트기
라이스 시트기
  • 이재경 기자
  • 승인 2018.11.2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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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
이재경 국장(천안)

 

들어는 봤나. 이름하여 `라이스 시트기'. 말 그대로 밥(Rice)을 김 위에 `깔아주는(시트, Sheet)'기계다. 이 기발한 물건은 최근 국내 한 김밥·분식 프랜차이즈가 도입했다.

가맹점들의 일손을 덜어 생산성을 높여주기 위한 `작품'을 만든 것이다. 김밥을 싸는 공정에서 김에다 밥을 펴서 깔아주는 일은 꽤 일손이 소모되는 작업 중 하나다. 밥을 김 한 장 위에 일정 두께로 고르게 올려놓아야 손이 서툰 사람에겐 `들쭉날쭉'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개발된 이 기계는 김 위에 밥을 원하는 너비와 두께로 조절해서 깔아주는 자동화 작업을 할 수 있다. 제작사의 설명에 따르면 생산 속도는 무려 2초당 1개. 1분에 30개의 김에 밥을 고르게 펴서 깔아줄 수 있다는 얘기다. 값이 500만원을 훌쩍 넘어 조금 비싼 게 흠이지만 `손님이 차고 넘쳐서' 아주 빠르게 김밥을 싸서 팔아야 하는 업소에서는 요긴하게 쓰일 수 있겠다. 이 회사는 이것 말고도 김밥 절단기라는 것도 도입했다. 김밥을 단 3초 만에 잘라주는 기계로 역시 사람의 일손을 너끈히 대체할 수 있다.

이 회사는 국내 김밥 체인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음식 제작 무인화 시스템을 개발해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매장마다 `키오스크(무인 주문 기계)'가 손님의 주문을 점원 대신 받고 있으며 김밥 절단기 같은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소규모 인력으로 점포를 꾸릴 수 있도록 해 매장의 회전율을 높여주고 있다.

음식 만드는 기계는 햄버거 매장으로도 확산할 전망이다. `버거플랜트'란 브랜드로 햄버거 시장에 뛰어든 신세계푸드는 매장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맹점 모집을 앞두고 `자동화 제작 시스템' 개발에 한창이다. 햄버거 패티를 균일하게 굽는 조리 기계 등을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해 가맹점주의 인건비 부담을 최소화하고 수익성을 높여준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이웃나라 일본에서 음식 만들어주는 기계는 오래전부터 `눈부시게'발전해 왔다. 이젠 사람 손맛을 능숙하게 낼 수 있는 로봇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실제 도쿄나 오사카 등 도시 지역에서는 초밥 만드는 로봇을 쉬 볼 수 있다.

지난해 6일 도쿄에서 열린 국제식품공업전에서는 일본 현지의 초밥 장인이 만드는 방식과 같이 밥알 뭉치에 공기를 넣어 부드럽게 초밥을 만드는 로봇이 선을 보여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숙련된 사람과 비슷한 손맛을 내면서 1시간에 무려 4800개의 초밥을 만드는 이 기계의 `생산성'에 보는 이들이 모두 감탄을 연발했다.

도쿄 시내에 1개에 100엔(1000원) 짜리 초밥집이 성업 중인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

지난달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세계 최초의 로봇 레스토랑이 문을 열었다. 중국의 유명한 훠거 체인점인 `하이디라오'의 작품인데 로봇이 아주 능숙하고 신속히 제조, 서빙 등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 손님이 길을 막으면 로봇이 정중하게 `비켜 주세요'라고 말하고, 상차림도 로봇이 해준다. 화장실에서 음성 안내만 따라주면 불편할 일이 없다. `저생산성 노동자'들의 미래가 암울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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