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시아드 공동 유치는 올바른 선택
유니버시아드 공동 유치는 올바른 선택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8.11.2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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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형모 취재1팀장(부국장)
이형모 취재1팀장(부국장)

 

충북도가 충청권 4개 시·도지사가 모인 자리에서 2025년 하계 유니버시아드 공동 유치를 제안했다. 혼자 개최하기는 버거운 대회지만 4개 시·도가 힘을 모은다면 개최 못 할 이유가 없다. 2003년 대구가, 2015년 광주가 성공적으로 이 대회를 개최한 적이 있다. 이제 범세계적 대학운동경기를 개최해 충청인의 저력을 전 세계에 과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

충북이 이 대회를 충청권이 공동으로 열자고 제안한데는 막대한 대회 개최 비용에 대한 부담도 있지만 열악한 스포츠시설 개선이라는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충북의 1인당 실질 국민총소득(GNI) 3만달러 시대가 예상된다. 지역내총생산(GRDP)도 60조900억원까지 내다보고 있다. 소득이 높아지고 노동시간이 줄어들면서 이제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가시간을 운동에 투자하려는 도민이 늘어나는 게 현실이다.

그렇지만 충북의 스포츠시설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국제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변변한 경기장을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다. 청주체육관은 1974년 준공돼 이미 44년이나 사용한 낡은 건물이다. 그동안 보수를 반복해 어쩔 수 없이 쓰고 있지만 어디 내놓기 부끄러울 정도다. 청주의 축구장은 국제경기를 치르기에 부족하고 야구장은 프로야구 선수들이 가장 기피하는 경기장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충주가 지난해 전국체전을 개최한 것을 계기로 종합운동장을 신설했고, 2013년 세계조정선수권대회에서는 외곽에서 시내를 잇는 도로를 확충한 것은 스포츠 경기를 유치해 체육시설은 물론 지역 생활인프라 확충을 크게 앞당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하계 유니버시아드 유치를 놓고 `갑록을박'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충북은 2016년 세계무예마스터십, 충주 세계소방관경기대회 등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자신감도 얻었다.

일부 실속 없는 치적용 행사라는 비판에도 화장품·뷰티, 유기농 등 관련 산업과 인프라 확충이라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개최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충청권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치에 나설 가치가 있는 대회라는 생각이다.

이시종 지사는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오송지역 활성화 프로세스와 연결을 구상하고 있다. 이에 충북도는 오송에 컨벤션센터, 문화공연장, 야구장 등 생활·문화·체육 인프라 조성을 위해 청주시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TF팀을 구성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유니버시아드대회는 올림픽과 월드컵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전 세계가 참여하고 주목하는 스포츠 축제라는 점에서 그동안 충북에서 열렸던 국제 행사에 비할 바가 아니다.

충청권 4개 시·도가 공동 개최에 뜻을 모으면서 성사 가능성은 높이고, 예산 부담은 낮췄다는 점에서 충북의 이번 제안은 올바른 판단이라는 생각이다.

다만 기대하는 경제적 효과를 달성하고 대회가 끝난 뒤 경기장이 애물단지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사후 활용방안에 대해 고민을 거듭해야 한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부터 도가 할 일은 공감대 형성이다. 대회 유치를 위해서는 도민역량 결집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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