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 IN CHEONGJU' 얼마나 아십니까
`MADE IN CHEONGJU' 얼마나 아십니까
  • 오승현 청주 서원구 행정지원과 주무관
  • 승인 2018.11.1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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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오승현 청주 서원구 행정지원과 주무관
오승현 청주 서원구 행정지원과 주무관

 

청주는 전 세계 175개국 국민 누구나 한 번쯤 써봤을 화장품, 그리고 일렬로 세우면 지구 25바퀴 이상을 돌 수 있는 누적 판매량의 과자를 만드는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커피회사의 공장도 있고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유명 여배우가 광고한 생수의 수원지이기도 하다. 서울 작은할아버지께서 보통명사인 `두유'를 두고 특정 브랜드로 지칭하시는데 그 브랜드의 회사도 청주에 있다.

지금 사는 곳에 대한 만족도를 논하는데 위에 나열한 것들은 좀 유치한 자랑으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자유 시장 경제체제에서 기업은 국가나 지자체의 명운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기업 활동이 활발해지면 그 지역에 세수가 늘고 돈이 돌아 인구가 증가하고,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정주 여건이 좋아진다.

그리고 또 사람을 부르고 새로운 투자가 더해져 주민 삶의 질은 더욱 향상된다. 따라서 우리 지역의 생산품을 애용하고 여건 개선을 통해 지역 업체를 키우는 일은 매우 중요한 과제임에도 우리 지역에 어떤 기업이 있는지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대형마트에서 흔히 마주하지만 출신을 몰랐던 제품의 생산기지를 포함해 수많은 중소기업이 청주에 있는데, 이 중에는 우수 제품으로 기술인증을 받은 곳도 2139개나 된다.

청주시에서는 주관 부서인 기업지원과의 적극적인 홍보와 지원으로 각 기관에서 지역 업체의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공공구매가 확대되고 있다. 공공구매제도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일선 담당자들의 관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일반적인 소비 인식이 중요한데, 지금 사무실에 비치된 커피의 브랜드를 한 번 살펴보자. 아마도 95% 이상이 특정 회사 제품일 것이다.

커피 맛도 좋지만 오랜 시간 그 회사의 광고 모델이었던 어느 국민배우 이미지처럼 익숙하고 편안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우리 지역에서 생산된 커피를 사 오면 갸우뚱하는 분들이 많다.

물론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와 취향을 무시하고 무조건 지역 제품을 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품질, 가격, 이미지 등 상품을 선택하는 기준 안에 지역 생산품 여부도 하나의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향하는 화장실부터 하나쯤 우리 지역 제품을 비치해 봤으면 한다.

최근 KTX 세종역 신설 문제가 시끄럽다. 지금껏 국가기관이나 국책사업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뜻하지 않은 상황을 맞이할 때마다 지역 홀대론에 기대어 눈물을 훔칠 수밖에 없었다. 이런 큰 사업은 지자체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활을 걸 만하다.

하지만 그에 앞서 우리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경제의 원동력이 되고자 하는 기업들에 관심을 갖고 우리 스스로 힘을 키우는 데 많은 노력을 집중하면 어떨까. 그 노력이 결실을 맺을수록 수많은 사업과 교통망도 자연스레 우리를 향하지 않을까.

월드컵에 비유하면 토너먼트에 진출하기 위해 더 이상 다른 팀들의 경기 결과에 마음 졸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미 충분히 부러움을 살만한 위치지만 히딩크 감독의 말처럼 우리는 아직 배고프다. 이제 경우의 수 같은 외부 요소에 기대지 말고 그냥 우리가 잘해서 더 높은 곳으로 가보자. 지금 느끼는 불만족, 아쉬움을 넘어 꿈같은 일상을 마주하게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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