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선 내려올 일 없었는데 … 韓야구대표팀 감독 SUN `자진강판'
마운드 선 내려올 일 없었는데 … 韓야구대표팀 감독 SUN `자진강판'
  • 노컷뉴스
  • 승인 2018.11.1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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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감독 AG선발 논란에 지휘봉 내려놔
“성적만 봤다” 해명 불구 국민 비난여론 뭇매
국감 추궁 치명타 … `국보' 세번째 아쉬운 퇴장
선동열 야구국가대표 감독이 14일 서울 강남구 한국야구위원회 기자실에서 대표팀 사령탑 사퇴 발표 기자회견ㅇ르 마치고 퇴하고 있다.
선동열 야구국가대표 감독이 14일 서울 강남구 한국야구위원회 기자실에서 대표팀 사령탑 사퇴 발표 기자회견ㅇ르 마치고 퇴하고 있다.

 

`국보급 투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동열 야구 대표팀 감독(55)이 또 한번 씁쓸하게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지도자 생활에서 세 번째 아쉬운 퇴장이다.

선 감독은 14일 오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 7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대표 야구 감독직에서 스스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선 감독은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만나 이같은 의사를 전했다.

지난해 7월 선임된 선 감독은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하게 됐다. 선 감독은 지난해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을 시작으로 올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12,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대표팀을 이끌 예정이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으로 끝내 지휘봉을 놓게 됐다. 선 감독은 3회 연속 금메달을 이끌었지만 오지환(LG), 박해민(삼성) 등 28살 동갑내기 선수들을 선발한 게 발목을 잡았다. 상무와 경찰 야구단 등에 지원하는 대신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에 올인한 이들을 뽑은 게 잘못이라는 질책을 받았다.

이에 선 감독은 지난달 4일 같은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직 성적만 보고 뽑았다”고 해명했지만 성난 여론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이후 선 감독은 지난달 10일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실력껏 뽑았다”면서도 “시대적 흐름과 청년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국감에서 받은 상처가 컸다. 이날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선 감독을 병역 비리를 저지른 것처럼 추궁했다. 특히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갈 것도 없이 사퇴하라”고 고함을 질렀다. 이후 손 의원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뭐가 어렵냐”는 발언으로 팬들의 뭇매를 맞았지만 선 감독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국감장을 빠져나갔다.

선 감독은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다. 1985년 KIA의 전신 해태에서 데뷔해 1995년까지 11시즌 동안 367경기 146승 40패 132세이브 평균자책점 1.20을 기록했다. 80년대 KS 4연패와 90년대 2번의 우승을 이끌었다. 1996년부터 1999년까지는 일본 주니치에서 10승 4패 98세이브의 성적을 올렸다.

이후 사령탑으로도 승승장구했다. 2000년대 초반 김응용 당시 삼성 감독 휘하에서 투수코치로 2002년 삼성의 첫 한국시리즈(KS) 우승에 기여했다. 또 2005년부터는 사령탑을 맡아 부임 첫 해와 이듬해 KS 정상에 올랐다. 2010년 KS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후 지도자 생활이 순탄치 않았다. 2009년 시즌 뒤 삼성 역사상 첫 재계약에 성공한 사령탑이 됐지만 2010시즌 이후 사퇴했다. 5년 재계약의 첫 시즌 이후 물러난 것.

1년 야인 생활을 한 선 감독은 2012년부터 3년 동안 고향팀 KIA 사령탑을 맡았다. 2015시즌 이후 구단이 2년 재계약을 발표했지만 팬들의 반대 여론이 높아 일주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감독 통산 1159경기 584승 553패 22무의 성적.

이번에도 `국보' 지도자의 마무리는 좋지 못했다. 특히 대표팀 선발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받지 않았느냐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선 감독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화려한 선수 시절과 달리 굴곡진 지도자 생활을 이어온 선 감독. 과연 `국보급 투수'를 지나 지도자 선동열이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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