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野 예결위 소위 출석 요구에 "본분 아냐"
김수현, 野 예결위 소위 출석 요구에 "본분 아냐"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8.11.1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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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책임감, 靑 정책실 모두 비상한 각오로 일하겠다"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은 12일 야당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원회 출석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그건 맞지 않다. 제 본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실장은 이날 오전 국 예결위원장실을 찾아 여야 예결위 간사 등과 인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예결소위에 출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 경질되면서 야당과 예산을 논의할 카운터파트너가 없다'는 지적에 "그건 예산심사 (규정에 따라야 한다)"라며 "그것은 형식 논리가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



예결위 소위에는 기획재정부 차관이 참석하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청와대가 예산안 심사 중 김 부총리를 경질한 것을 정부 원안 통과를 위한 꼼수로 보고 김 실장의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내정자는 청문회 통과 전이라는 이유로 논의 대상에서 제외했다.



예결위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전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권이 진심으로 법정기일 내 예산안 통과를 원한다면 김 실장이 직접 예결위 계수조정 소위나 최소한 소소위에 출석해 책임 있게 야당과 예산안 심사에 임할 것을 공식 제안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김 실장 출석을 두고 논쟁을 이어갔다.



민주당 간사인 조정식 의원은 이날 예결위 간사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예산소위에 정책실장이 나와야 한다는 것은 황당한 얘기다"며 "예산소위는 부처 예산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각 부처의 부기관장, 차관과 기재위 2차관이 나오게 돼 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 비서실 예산을 다룰 때는 부기관장 역할을 하는 게 총무비서관이다. 19대나 20대나 항상 총무비서관이 나왔다. 이번에도 그렇게 하면 된다"며 "예산과 관계없는 정책실장을 나오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장 의원은 회동 기자들에게 "지금부터 얘기를 할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김수현 정책실장은 예결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민 여러분의 걱정이 많은 시점에 정책실장을 맡게 됐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저를 포함해 청와대 정책실 모두가 비상한 각오로 일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의 질의도 이어졌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포용국가는 격차를 줄이고 차별을 없애는 기본적인 철학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며 "체육기설, 도서관시설, 먹을 것과 관련해 차별을 없애는 주는 국가의 방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물었다.



김 실장은 "박 의원의 발언 취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고 그 방향으로 노력하려고 한다"며 "단 속도가 그간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고 정부는 내년 예산에서는 생활 SOC(사회간접자본)에 방점을 두고 예산액도 늘리고 지원방식도 차별화하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이은재 한국당 의원은 "김 실장은 원전폐기를 굉장히 많이 주장했던 분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도 생각이 유효 하느냐"고 질의했다. 김 실장은 "원전폐기라기 보다는 60여년에 걸쳐 에너지정책을 전환하자는 것이 합당한 표현이 아닌가 싶다"며 "큰 취지에서는 그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경제 분야 질의 끝났다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경질하는 것이 맞느냐"며 "국회 예산 심의 권한, 국회 힘 빼기 작전 아니면 무엇이냐. 이런 인사는 있을 수 없다"고도 했다.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선배 정책실장은 '사회정책을 전공한 분이 경제가 중심이 되는 정책실장에 가는 것이 다소 걱정이 된다'고 말을 했다"며 "경제정책은 사회정책보다 생물이다. 더 잘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경제수석을 늘 중심에 두고 정책을 운영해 달라"고 했다.



그는 "저는 그전부터 '탑(Top·정상)은 하나이지 투톱이라는 말이 매우 귀에 거슬렸다"며 "정부 정책은 법과 예산과 실행에 의해서, 내각에서 집행된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경제부총리가) 원톱이라는 말을 한 것에 대해 올바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비록 제가 경제를 전공하지 않았는데, 청와대에 경제수석 등 전문가들이 있다"며 "이분들이 열심히 앞장서서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윤 의원이 강조한 말을 잘 새기고 앞으로 경제부총리가 중심이 돼 우리나라 경제 운영과 고용확대 등에 나설 수 있도록 잘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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