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3만원 요구 합의한 듯
혈세 지급…거센 반발 예고
무용론·정치 혐오 우려도
충북 도내 11개 시·군의회가 의원 의정비를 대폭 인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복잡한 월정수당 계산식을 없애고 지역별 특수성을 반영하겠다는 게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의 취지이지만 의정비 현실화를 명분으로 이참에 대폭 올리려고 하는 것이다.
주민 혈세로 지급하는 지방의원 의정비를 큰 폭으로 올릴 경우 비판의 목소리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시군의회의장단협의회는 8일 영동에 모여 내년도 의정비를 `5급 공무원(사무관) 20년차' 수준인 423만 원으로 인상할 것을 집행부에 요구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1개 시·군의원 의정비는 전국 평균 3858만원보다 대부분 낮다.
청주시의회만 4249만원으로 많다. 월평균 354만원을 받는다.
나머지 10곳의 지방의원들은 3120만~3600만원 사이의 의정비를 받는다. 월평균 260만~300만원인 셈이다. 괴산군의회가 260만원으로 도내 기초의회 중 가장 적다.
이런 상황에서 의정비를 5급 20호봉 수준으로 올리면 11개 시·군의회 인상률은 평균 47.4%가 된다.
현재 의정비가 가장 적은 괴산군의회는 무려 109%가 인상된다. 청주시의회 인상률도 19.5%에 이른다. 2018년 공무원 보수 인상률이 2.6%인 것을 고려하며 엄청난 인상 폭이다.
시·군의회의 이 같은 인상 계획이 추진될 경우 주민과 시민단체 등의 반발을 살 것으로 예상된다.
공무원 보수 인상률 이상으로 의정비를 올리려면 공청회, 여론조사 등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내고 지방의회는 과도한 의정비 인상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참여연대는 “도내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평균 29.6%이고, 6개 군은 자체 수입으로 지방공무원의 인건비도 해결하지 못하는 형편”이라며 “협의회가 이런 재정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과도한 의정비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주민의 정서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도한 인상 추진은 자칫 지방의회 무용론, 정치 혐오 등으로 번질 수 있다”며 “지방의회는 의정비 결정 과정에서 여론을 수렴하고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충북시·군의회의장단협의회는 이날 충북선 철도 고속화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와 KTX 세종역 신설 반대 등 2건의 건의안을 채택했다. 제8대 전반기 충북시·군의장단협의회 사업 계획안 등도 협의했다.
/이형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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