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시대에 택시를 못 잡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택시를 못 잡다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8.11.07 2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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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유튜버, 우버 운전사, 드론 조종사, 숙박공유 호스트, 디지털 장의사, 빅데이터 분석가, 로봇전문가, 핀테크 근로자 등 이들의 직업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불과 10년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일자리라는 점이다. 이렇게 4차산업혁명으로 새로운 산업이 만들어지고, 기존에 없었던 직업들이 생겨나면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자리가 등장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은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의 일상생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이 오는 22일에 열리는 `신산업, 일자리 창출 어떻게 할 것인가'세미나 초대 글의 일부다.

권 부회장의 지적처럼 4차산업혁명은 어느새 우리 곁에 다가와 있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하고 기존의 일자리를 없애기도 하고 있다.

이런 큰 흐름속에서 볼 때 요즘 일상생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는 `카카오택시'에 대해 말해야겠다.

며칠째 청주시내에서 카카오택시를 잡는 게 하늘의 별따기처럼 느껴진다. 여러 번에 걸쳐 경험한 바에 따르면 카카오택시 호출을 일부 택시기사들이 잡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호출 실패를 한 경험이 거의 없었지만, 요즘은 호출 성공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실제로 길에 서 있는 카카오택시를 타고 보니, 해당 운전사가 카카오호출을 무시했다. 그리고는 아예 호출중단을 눌러버렸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카카오가 카풀앱을 출시하려는데 대한 반발이 있기 때문으로 짐작한다.

카풀앱이 쓰여지기 시작하면 사실상 택시영업을 대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택시운전사들 입장에서는 생존권과 직결될 것이다.

정부나 카카오가 상생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게 택시업계를 충족시키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고, 일단 시장이 개방되면 거대자본과 편리성으로 카풀앱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공유경제, 4차산업혁명시대에 택시업계만 보호해야 하느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카풀앱 시장이 열리면 새로운 일자리도 적지 않게 생길 것이다. 자기 차를 갖고 용돈 벌이를 하는 사람들도 크게 늘 것이다.

그러나 4차산업혁명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도 있다.

뉴욕대 뉴스쿨의 트레버 솔츠 (Trebor Scholz) 교수는 디지털 경제가 가져올 불안한 미래를 경고했다.

그가 “훗날 우버와 같은 기업들이 시장을 독점하게 되면 그때는 소비자들도 과거에 누렸던 편익을 누리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우버는 사람들이 차량을 공유하게 되면 거리에 차가 줄어 생태적으로 더 지속가능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막상 우버가 도입되자 뉴욕시 주변의 차들이 돈을 벌고자 몰려들면서 뉴욕의 차량은 오히려 크게 늘어났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처럼 우리는 모두 기대감과 두려움이 교차하고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나는 오늘 디지털의 편익을 취하지 못한 채 미세먼지 가득한 아침거리에서 택시를 잡느라 30분을 써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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