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프사 심리학
카톡 프사 심리학
  •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 승인 2018.11.0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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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보는 세상만사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카카오톡은 생활과 업무의 일부가 되었다. 그리고 나와 관계를 가진 사람과의 소통의 장으로 자신의 감정과 상태를 표현할 수 있는 사이버 공간이다.

카톡으로 오마이뉴스 송주연 기자의 `카톡심리'관련 글을 읽고 내 카톡에 있는 300여명의 프로필사진과 메시지(이하 프사)들을 살펴보았다. 프사는 각각의 개성을 담고 있는 사진과 문구로 그 사람의 심리를 어느 정도 짐작은 할 수 있는 요소이다.

정신의학자 에릭 번(E. Berne)에 의하면 사람의 마음속에는 `3가지의 나'가 존재하는데 이것이 성격구조를 형성하고 행동을 지배하다고 한다. 3가지 자아는 어버이 자아(Parent: P), 성인자아(Adult: A), 어린이 자아(Child: C)이다. 이 세 가지는 상호작용하지만 개인의 상태에 따라 한 가지가 행동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한다.

어버이자아(P)는 양육적 기능과 통제적 혹은 비판적 기능의 두 가지 기능 작용을 하며 도덕과 가치판단의 모체가 내포돼 있다. 성인자아(A)는 상황에 따라 각 자아가 적합한 기능작용을 할 수 있게 한다. 성인자아가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을 때, 개인은 잘 적응하는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어린이자아(C)는 원초적인 인간 상태로 어린아이처럼 행동하거나 어린아이의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는 상태로, 어린 시절의 흔적이 저장된 곳이다.

40~50대 카톡 친구가 가장 많은 필자 카톡 프사에는 `내려놓기', `긍정의 힘', `행복? 좋은 사람과 사는 것', `The sun rise again…' `히말라야', `토닥토닥',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등의 내용이 많았다. 이상적인 자신의 모습, 더 나은 자신을 위한 다짐, 목표 등을 표현함으로 스스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사람들은 어버이 자아(P)가 강한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퍼팅은 쫄지말고', `폰 초기화 번호 알려주세요', `오늘은 아내 생일', `80타 아자아자' `다섯 번째 책을 내자'등과 같이 자신의 현재 상황, 해야 할 일 등을 프사를 통해 알리는 사람들도 있다. 프사를 현재에 충실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현실을 반영하는 사람들은 현실에 발맞춰 지금 여기서 합리적으로 사고 성인자아(A)가 비교적 강한 사람들이다. 성인자아는 지나치게 높은 이상을 추구하기 쉬운 어버이자아(P)와 감정에 휩쓸리기 쉬운 어린이자아(C)를 조절해 현실에 적응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카톡 프로필을 현실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은 아마도 적응능력이 뛰어나고, 지금-여기에 보다 충실하며 자신의 현재에 만족할 가능성이 크다.

`아푸다…' `건들지 마'`잠수'등 자신의 기분과 감정을 프사에 올리는 사람은 어린이자아(C)가 강한 경우가 많다. 어린이자아는 자유롭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천진한 면을 가진 자유로운 어린이 자아와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고 부모 혹은 타인에게 순종하는 순응적 어린이 자아로 나뉜다. 프사에 기분이나 감정이 표현됐다면 한 번쯤 슬쩍 안부를 물어주는 것도 괜찮다.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어린이자아가 기뻐할 것이다.

송주연 기자에 따르면 카톡 프사를 통해 스스로의 성장을 견인하고 싶은 사람들(어버이 자아)은 응원과 격려, 위로를, 현재 자신의 상태를 알리는 이들(성인 자아)은 현실적인 지지를,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이들은(어린이 자아) 정서적인 공감을 갈구한다. 프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어떠한 형태든지 타인과 연결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는 것이다.

주의할 것은 프사 만으로 개개인의 성격이나 상태를 대변할 수 없다. 따라서 너무 판단하려 하거나 깊게 보기보다는 그냥 애정을 가지고 재미있게 봐주면 좋겠다. 필자의 프사에는 가수 아이유가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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