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도종환 국회의원
응답하라! 도종환 국회의원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8.11.04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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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형모 취재1팀장(부국장)
이형모 취재1팀장(부국장)

 

최근 KTX 세종역 신설 논란이 정치권으로 확산하고 있지만 오송이 지역구인 도종환 국회의원의 목소리는 어디서도 들리지 않는다.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충북 출신 국회의원들이 모인 자리에도 도 의원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비단 도 의원 뿐 아니라 KTX 세종역 논란이 불거졌을 때 제대로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한 충북의 국회의원이 없었다고 지적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언론의 `묵언수행'이라는 비판에 마지못해 나서는 듯한 처신은 박수받지 못했다.

국회의원들이 지역 현안에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고 유권자는 이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 충북은 지금 국회의원들의 공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결국 충북 출신 여야 국회의원들이 지난달 30일 조찬모임을 갖고 KTX 세종역 신설에 반대 뜻을 모으는 상황까지 왔다. 하지만 KTX 세종역 신설 문제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도 의원의 `남의 일'처럼 수수방관하는 듯한 태도는 유권자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도 의원은 19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금배지를 단 뒤 20대 총선에서는 오송이 포함된 청주 흥덕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충북이 KTX 세종역 신설을 반대하는 것은 호남고속철도 분기역이자 세종시 관문역인 오송역 활성화에 악재가 되기 때문이며 이는 오송을 중심으로 하는 흥덕구 서부지역의 발전과도 직결되는 문제여서다. 국토 X축 개발, 강호축 개발, 충북선철도 고속화 등 거시적인 논리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당장 도 의원 지역구에 일대 사건이 발생한 것인데 그야말로 시종일관 묵언수행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장관을 뽑은 게 아니라 국회의원을 뽑았는데 도 의원이 지역을 전혀 살피지 않는다는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도 의원 본인은 국회의원이기도 하지만 현직 장관으로서 지역구 현안에 집중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주장할지는 모르겠다. 나아가 그것이 정치인으로서 욕심을 버리고 나랏일을 하는 장관으로서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일 그렇다면 도 장관을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켜 주고 장관으로 발탁할 수 있도록 지지해 준 청주 흥덕구 주민들이 느끼고 있는 상실감과 배신감은 누가 책임을 져야 한단 말인가.

도 의원은 2016년 4월 국회의원에 당선된지 1년 남짓 만에 문재인 정부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문체부 장관으로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남북교류에도 기여하면서 장관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문체부 장관으로 많은 일을 했지만 정작 자신을 뽑아준 청주 흥덕구에는 좀체 얼굴을 내밀지 않고 있다. 흥덕구의 옛 청원군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물론 장관으로 발탁된 국회의원이 지나치게 자신의 지역구를 챙기는 것은 다음 선거를 의식한다는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KTX 세종역 신설 논란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더욱이 세종역 신설뿐 아니라 호남권 국회의원들이 천안에서 오송을 거치지 않고 세종을 경유해 호남을 잇는 단거리 노선을 주장하고 나선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도 의원은 “장관만 하려면 국회의원은 내 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오송 주민의 불만을 단순한 푸념 정도로 치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오송 주민들이 보내는 S.O.S 요청에 응답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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