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부금 내 이웃에...`변화하는' 기부문화
내 기부금 내 이웃에...`변화하는' 기부문화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8.11.01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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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금니아빠' 사건 등 탓
사회 부정적 인식 확산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10월말 기준 지정기탁
일반성금比 7배이상 ↑
신규 수혜자 발굴 난항도

 

지난해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과 사회복지단체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기부문화가 바뀌고 있다.

특히 기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면서 충북지역의 모금기관에도 일반성금보다 지정기탁 비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된 2015~2018년 `일반성금과 지정기탁' 비율을 보면 시민들의 기부형태도 지정기탁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도별 기금 상황을 살펴보면 2015년 일반성금이 37%, 지정기탁이 63%, 2016년도에는 일반성금이 38%, 지정기탁이 61%로 성금기탁에 별다른 차이점이 없었다. 하지만 2017년도 비율을 보면 일반성금이 28%, 지정기탁이 72%로 3배가량의 격차를 보였고 2018년 10월 말 기준 일반성금은 12%, 지정기탁은 88%로 7배 이상의 격차를 드러냈다.

성금 비율이 격차를 보이는 것은 지난해부터 수혜자나 수혜단체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서 기부문화도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정기탁으로 성금 운용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얼굴도 모르는 이에게 기부하기보다 내가 사는 마을이나 이웃을 돕겠다는 기부방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 이영란씨(52·청주시 서원구 성화동)는 “혜택을 받는 사람이나 단체에서 사건·사고가 발생하면서 기부포비아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기부문화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며 “기부자가 직접 혜택을 받을 곳을 지정하거나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위해 기금이 사용될 수 있도록 지정하면 용처도 더 선명해질 것이란 생각에 지정기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예은 충북공동모금회 홍보팀장은 “지정기탁 비율이 늘어나는 것은 전국적인 현상이다”며 “특히 현물이 들어오는 건은 전부 다 대상자와 용도가 정해져 있는 지정기탁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부문화에 대한 불신을 없애고 투명하게 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지정기탁이 강점이지만 일반성금 비율이 줄어들면서 새로운 수혜자나 사업 발굴에 어려운 점도 있다”면서 “올해 지정기탁비율이 88%로 많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기부 수혜자들이 사건·사고와 연관되면서 지역을 한정하거나 수혜자를 지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기부문화의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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