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어쩌라고" 일방적 폐원 통보에 학부모들 '울먹'
"아이들은 어쩌라고" 일방적 폐원 통보에 학부모들 '울먹'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8.10.3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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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공개된 청주 은성유치원 학부모 설명회서 폐원 통보
감사 결과에 따른 실명 공개 후 폐원을 신청한 충북 청주 은성유치원이 31일 긴급 학부모 설명회를 개최해 '폐원'을 공식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성유치원은 취재진의 접근을 차단한 채 학부모들을 상대로 긴급 설명회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지난 26일 청주교육지원청에 '폐쇄 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이 유치원 원장은 '설립자의 건강상태 악화'를 사유로 들었다.



하지만 충북도교육청의 감사 결과 실명 공개 후 강하게 항의한 것을 고려하면 실명 공개에 대한 반발 성격이 더 강한 셈이다.



은성유치원 원장은 충북도교육청의 감사 결과 실명 공개 후 두 차례나 도교육청을 찾아 교육감 면담을 요구하며 강하게 항의했었다.



긴급설명회에 참석했던 학부모 중 일부는 충격을 받은 듯 설명회를 마치고 나오며 울먹이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설명회가 아닌 폐원조치에 대한 일방적인 통보 분위기였다"며 "감사 결과는 실명이 공개되기 전 이미 알고 있었고 그럴 수 있다고도 생각했는데 일방적인 폐원 통보는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긴급설명회에는 학부모들의 관심을 반영하듯 100여 명의 학부모가 참석했으며 직장인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오후 늦게 한 차례 더 설명회가 열린다.



은성유치원은 도교육청 감사에서 설립자를 직원으로 등록해 고액의 급여를 지급하고, 설립자의 해외여행 경비를 두 차례나 제공한 것이 적발됐다.



도교육청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혹시 모를 사립유치원의 집단행동이나 휴·폐원에 대비해 도내 유·초·중·고교의 유휴 교실 일제 조사에 들어갔다.



사립유치원이 실제 폐원이나 휴원을 강행할 경우 기간제 교사 배치를 통해 원아들의 분산배치를 고려한 조처다.



이와 함께 정부의 공립유치원 확대정책에 대한 사전 모니터링 차원도 겸하는 것이다.



은성유치원은 내년 2월 졸업하는 원생을 제외하고 3세반 103명과 4세반 82명 등 모두 185명이 새로운 유치원을 찾아야 하는 처지다.



도교육청은 인근 사립유치원 분산 배치와 내년 3월 개원하는 양청초 병설유치원 3학급을 통해 충분히 수용 가능한 규모로 보고 있다.



또, 4학급 규모의 인근 옥산소로초 병설유치원도 수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사립유치원의 학습권 보장 차원에서 원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다양한 대응을 계획하고 있다"며 "집단행동이 있으면 공정거래법 등에 근거해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폐원 신청을 한 은성유치원은 폐원에 따른 보완 서류를 제출해 문제가 없으면 청주교육지원청에서 폐원을 허가하게 된다.



이 유치원은 도교육청의 종합감사 결과에 불복해 지난 7월 24일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교육청이 승소했으며 2심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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