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제포럼이 위태롭다
충북경제포럼이 위태롭다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8.10.24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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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지난해 10월로 기억한다. 충북경제포럼에 30만원의 회비를 주저 없이 입금한게 그달의 어느 날인 것 같다.

회비를 내고 나니 자신감과 책임감, 그리고 `밥값은 냈구나'라는 뿌듯함을 갖게 됐다.

몇 번 아침에 열리는 특강에도 참석했고, 기업인 등 포럼 회원들과도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포럼 소식지에 글도 기고하면서 나름대로 활동을 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요즘은 솔직히 말해서 재미가 없다. 그래서인지 잘 안 가게 된다.

충북경제포럼을 통해 무슨 이익을 취하려는 것도 아니었고, 취재기자가 아닌 회원으로서 역할을 해 작은 것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의지도 희미해지고 있다.

왜 이렇게 됐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 같은 고민을 하는 회원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반관반민'의 성격인 충북경제포럼은 충북을 대표하는 경제단체이면서 가장 유력한 경제핵심 중 하나다.

그러나 199회차나 되는 조찬강연회 말고 회원 간 네트워크 강화, 즉 회원들이 무엇인가 `가져가는 게' 없는 학습조직이 된 것 같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그렇다고 포럼 운영자들이 잘못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자치단체나 경제단체가 예산 지원을 하고, 일부 기업들이 운영비를 지원하면서 포럼 운영을 돕고 있다. 보다 우수한 강사를 유치하기 위해 대표가 직접 나서는 등 그 수고도 크다.

다만 지난 1, 2년간 포럼 운영을 충북연구원에서 자원봉사식으로 맡았다가 전임 사무국장을 두었다가 다시 간사체제가 되는 등 조직이 어수선해진 것은 사실이다.

일부 회원들은 최근들어 포럼이 외형을 키우는데 급급한 것 아니냐는 시각을 갖고 있다.

신입회원을 많이 가입시킨 것까지는 좋은데, 기존회원과 신입회원 간 네트워크, 소그룹 활성화 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최근 열린 자선골프대회에서 뒷말이 나왔고, 해외견학은 신청자 부족으로 취소됐다. 회원이 수백명이나 되는 충북 최고의 경제포럼 행사가 참가자 부족으로 취소됐다는 것은 포럼 운영에서 간과할 수 없는 시그널이다.

그래서 요즘 지역에서는 새로운 포럼을 만들자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무엇인가 회원들에게 이익이 되고,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구심체에 대한 갈증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충북경제포럼의 문턱이 낮아진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그 위상까지 추락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운영의 내실을 기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다. 회원 스스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을 여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그리고 자치단체는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

지금처럼 스마트폰만 켜면 각종 우수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는 시대에 바쁜 경제인들의 시간과 회비만 축내는 조직이 되지 않도록 올 안에는 개선안이 만들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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