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의 비용분담
무상급식의 비용분담
  • 김태수 청주시의회 의원
  • 승인 2018.10.24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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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수 청주시의회 의원
김태수 청주시의회 의원

 

2019년 무상급식을 위한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의 비용분담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고교 무상급식까지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협상이 필요한 때문이다.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두 단체장은 전격적으로 고교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제 충북은 특수학교를 포함한 초·중·고교 전 학년에 걸쳐 무상급식을 시행하게 된 것이다. 무상급식 비용분담 협상은 지난 2016년 양 단체가 합의한 식품비 75.7%를 충북도와 각 시·군이 부담하고 나머지를 도교육청이 부담하는 것을 전제로 협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충북도가 충북도교육청과의 협상을 앞두고 시·군에 무상급식 분담 비율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고 하니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어색함마저 든다. 2011년 처음 무상급식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모습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 간의 협상은 치열함을 넘어 마치 사생결단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반면 충북도와 시·군의 분담비율에 대해서는 시·군과는 단 한마디의 상의조차 없이 충북도의 일방적 결정과 통보로 진행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충북도가 내세우는 분담비율의 근거는 `충청북도 지방보조금 관리조례 시행규칙 별표 도비보조금 기준보조율'로 지방보조금 항목에 무상급식을 끼워 넣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전국 어느 지방정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행태이다. 그러고는 시·군에는 이 조례를 앞세워 아예 협상의 여지조차도 막고 있다. 무상급식이 시·군 사업으로 둔갑하고, 도에서는 시·군 사업을 보조해 주는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불합리한 기준으로 청주시 소재 학교의 무상급식 지원현황을 보면 충북도교육청이 30.3%, 충북도가 24.3%, 청주시가 45.4%를 감당하고 있다. 여기에 청주시는 학생들의 건강 식단을 위한 친환경 급식을 위해 110억원을 별도로 지원해주고 있다. 2019년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할 경우 현재의 기준을 적용하면 총 무상급식비용 425억원을 충북도교육청이 103억여원, 충북도가 129억여원, 청주시가 193억여원을 부담하게 되고 청주시에서는 친환경급식비 110억원을 포함하면 303억여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청주시로서도 상당한 부담을 느낄만한 금액이다.

충북도의 무상급식이 전국 최초로 시행되면서 전국의 학부모들에게 부러움을 사고 칭찬의 소리가 넘쳐날 때 시·군들은 남모르는 한 숨을 내 쉴 수밖에 없었다. 충북도지사와 충북도교육감의 성과와 명예를 위해 시·군들은 숨죽이고 시키는 대로 하기만 하면 되는 것인가? 충북도는 불합리하고, 옳지 않은 조례시행규칙을 앞세워 시·군을 압박할 것이 아니라 시·군들과 합리적이며 투명한 협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무상급식은 충북도지사의 전리품이 아니다. 우리 지역의 청소년들이 건강한 육체와 건강한 정신으로 학업에 정진하도록 돕기 위한 도민의 마음인 것이다.

이번에는 시·군들의 의견과 요구 사항을 듣고자 한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협의가 형식적인 일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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